13일 메리츠화재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새롭게 도입한 업무지침들이 메리츠화재 임직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부터 메리츠화재의 직급체제를 없애고 부서장 이상 직급을 보유하고 있던 직원들만 ‘리더’로 부르도록 했다. 직급체제에 따른 수직적 조직문화가 업무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모든 임직원의 호칭은 ‘(이름)님’으로 변경됐으며 대외적으로 직급이 필요한 상황을 감안해 명함에만 직급을 기재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취임했을 때부터 ‘합리주의’를 강조하며 일과 직접적 관련이 적은 격식을 최소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이에 따라 2~3년 전부터 정시퇴근과 자율복장을 장려하고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정기회의를 모두 없애는 등 임직원들의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보험사의 업무형태나 문화와 맞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김 부회장이 추진한 업무지침들은 메리츠화재 임직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김 회장이 임기에 오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메리츠화재가 해마다 최대 순이익을 내자 김 부회장은 앞서 추진한 업무지침들이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실적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앞으로도 변화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2014년에 1127억 원이었지만 2015년 1690억 원으로 크게 눌었으며 2016년 2372억 원, 2017년 3846억 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 실적을 큰 폭으로 늘렸다는 점을 인정받아 2017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2018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2347억 원으로 잠정집계됐다. 2017년과 비교해 39% 줄었지만 이는 장기 보장성보험 매출이 늘어나 상각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메리츠화재는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업무 개혁을 통해 불필요한 데 쓰이는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며 “김 부회장이 취임한 뒤 메리츠화재가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직급폐지와 함께 ‘안식월’제도, 파워포인트 사용금지, ‘30분 회의’ 등도 도입했다.
안식월제도는 메리츠화재 임직원들이 근속연수 5년을 채울 때마다 최대 1달 동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임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는 것이 업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불필요한 문서 작성을 줄이기 위해 파워포인트의 사용을 금지하고 회의 시간은 30분으로 정했다. 회의시간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회의실에 알림시계를 설치하기도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올해부터 내부적으로 직급체제가 없어져 리더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며 “보고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며 현재 사내 메신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이메일 등을 통해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