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19-02-07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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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차량끼리 소통하는 5세대(5G) 통신 기반 시스템을 통해 자율주행의 안전성 문제를 극복한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현미 장관은 2020년까지 '레벨3' 수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경기 화성에 조성한 ‘케이시티’를 통해 5G 환경에서 자율협력주행 시스템(C-ITS)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각 자율주행업체들에 제공하고 있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레벨3은 운전자 필요에 의해 수동운전과 자율주행을 선택하는 단계로 자율운행 시스템이 완전히 자동차를 운전하는 레벨4의 바로 아래 수준이다.
자율협력주행 시스템은 차량과 차량, 차량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사이의 통신으로 도로상황을 파악한다. 위기상황이 일어나면 여러 차량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사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차량 단독으로 도로 정보를 수집해 운행하는 방식은 자율협력주행 시스템과 비교해 정보의 정확성과 운행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다.
김 장관은 앞으로 고속도로, 주요 국도 등 국가 기간망을 중심으로 자율협력주행 서비스를 갖춘 스마트도로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부문에 각종 규제를 추가하는 대신 자율협력주행 시스템을 지원함으로써 자율주행 관련 안전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지만 자율협력주행 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의 강점을 잘 융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앞으로 자율주행차량이 최첨단 5G통신 기술과 결합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협력주행 시스템은 특히 5G 통신망이 상용화됨에 따라 교통사고 등 위험상황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5G의 통신 지연시간이 4G보다 훨씬 짧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4G의 통신 지연시간은 20밀리초(1천분의 1초)인 반면 5G의 지연시간은 1밀리초에 불과하다.
빠르게 달리는 차량을 급하게 멈추기 위해 신호를 보낼 때 5G가 적용된 자율협력주행 차량은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20배나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김 장관은 해외에서 이미 발생한 자율주행 관련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에 자율주행제도를 안전하게 정착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김 장관은 “자율주행의 핵심은 무엇보다 안전에 있다”며 “주행 난이도가 높은 도심 도로에서 자율협력주행 시스템 지원, 실시간 정밀지도 제공 등 이중 삼중의 기술적 안전망을 갖춰 국민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2018년 3월19일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자율주행차가 처음으로 일으킨 보행자 사망사고였다.
2018년 3월23일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폭발했다.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자율협력주행이 자율주행차량의 표준 사양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케이시티에서 다른 자율주행 관련 기술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시티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통신망이 적용된 자율주행 실험도시다. 고속도로, 도심, 주차장 등 실제 도로환경을 구현했다. 2018년 12월10일 완공됐으며 2022년까지 기상환경 시스템 등 더욱 정밀한 실험조건이 마련된다.
자율주행업계 관계자는 “케이시티는 자율협력주행 시스템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시험장)”라며 “실제에 가까운 도로환경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자율협력주행 기술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