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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셀트리온은 코스닥에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거의 요지부동으로 지켜왔다. 한때 다음카카오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곧바로 되찾았다.
셀트리온은 상장한지 1년도 안된 2009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7일 종가기준으로 7만5500원을 기록해 전날 대비 5.15% 올랐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7조8196억 원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장중 한때 7만7200원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8조 원을 넘기도 했다. 지난 1월12일 시가총액 3조9900억 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오른 수치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해외 파트너인 호스피라를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캐나다에서 판매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약인 얀센의 레미케이드는 류머티스 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 등을 치료한다. 세계적으로 매년 9조 원 이상 팔리고 있다.
서정진 회장은 이제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에 걸맞는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감으로 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램시마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00억 원 정도에 그친다. 램시마는 유럽을 필두로 일본, 남미 국가로도 판매가 되고 있지만 구체적 매출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늘고 있다는 셀트리온의 설명만 있을 뿐이다.
셀트리온은 이제 램시마를 앞세워 최대 바이오시밀러시장인 미국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아직까지 시장의 우려보다 바이오시밀러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면서 “올해 늦어도 3분기 내에 램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 램시마에 대한 기대감
셀트리온은 이미 지난해 캐나다,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했고 터키 등 이머징마켓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았다.
램시마가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을 경우 셀트리온의 실적은 날개를 달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최근 셀트리온에게 추가자료를 요청하며 램시마의 승인일정을 연기했다. 셀트리온은 허가승인에 필요한 자료들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의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제약업체들의 반발로 진입을 제한해 왔다. 그러다 지난 3월 초 노바티스 자회사인 산도즈의 바이오시밀러 ‘작시오’를 승인해 바이오시밀러 규제에 빗장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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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
미국시장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램시마의 출시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미국 특허청은 램시마의 오리지널 약인 레미케이드에 대한 특허권 재심사를 기각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레미케이드를 만든 얀센을 대상으로 특허무효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미국 특허청의 기각결정은 셀트리온의 특허무효화 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레미케이드의 남아있는 특허는 2018년 9월까지다.
셀트리온은 올해 램시마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의 판매 제휴사인 호스피라를 통해 램시마를 미국에서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일본과 유럽에서 램시마는 잘 팔리는가?
셀트리온은 2013년 6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유럽연합 27개국과 유럽경제지역 3개국 등 모두 30개국에서 램시마의 판매를 허가받았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 약의 특허만료가 유럽 국가마다 달라 먼저 판매가 가능한 국가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월 노르웨이와 루마니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 CIS 등 유럽 15개 국가에서 램시마 판매를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2014년 1월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등 항체치료제 입찰에서 레미케이드를 제치고 치료제로 낙찰받았다. 램시마는 지난해 노르웨이에서 오리지널 약 시장의 15%를 잠식했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보면 점유율은 21%까지 올라갔다.
셀트리온은 지난 2월부터 독일, 이탈리아, 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스 등 12개 국가에서 램시마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국가에서 램시마의 오리지널 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2조1374억 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부터 일본에서도 램시마를 팔고 있다. 일본에서 램시마 가격은 5만9814엔(약 60만 원)으로 정해졌다. 램시마의 가격은 오리지널약 8만4536엔과 비교해 30% 가량 저렴하다.
일본에서 램시마가 겨냥하는 시장은 2013년 기준으로 약 1조 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해외에서 램시마가 얼마나 팔리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에서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램시마 점유율 20%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램시마의 국내 매출이 1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한다.
◆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어디까지 왔나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도 4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해 판매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또 호흡기, 대장암, 류머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3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공정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항체치료제 허셉틴(CT-P06)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마치고 유럽과 미국에서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허가를 받았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리툭산(CT-P10)의 경우 임상 3상 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대장암 치료제인 얼비툭스의 바이오시밀러인 ‘CT-P15’도 전 임상단계를 마쳤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CT-P05’도 모든 임상단계를 마쳤다.
물론 이 바이오시밀러의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뤄질지 낙관할 수 없다. 해외 의료진이 아시아의 신생회사가 개발했다는 이유를 들어 처방을 주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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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우현 셀트리온 사장과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공동대표) |
◆ 제네릭은 성공할까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화합물복제약인 제네릭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의 지분 31.63%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제네릭도 구축해 종합제약사의 면모를 갖추려고 한다. 셀트리온제약은 충북 청주시에 국내 최대 알약 생산능력을 지닌 복제약공장을 지난 3월 완공했다.
셀트리온제약은 현재 약 60종의 제네릭을 선별해 개발에 돌입했다. 이미 지난해 14개 후보약 개발을 마치고 올해 13개 품목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10개 제품 이상 출시를 목표로 2020년까지 60개 제품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2017년부터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완제의약품 형태로 내놓으려고 한다.
서정진 회장은 “이제 1100조 원 규모의 세계 의약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바이오와 케미컬약품 양대 축을 갖췄다”며 “오창공장만 해도 장기적으로 1조 원 정도의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2017년까지 60개 품목에 해당하는 제네릭시장이 67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네릭시장 규모는 432조 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제약은 만성B형간염치료제인 바라크루드의 제네릭 ‘엔테르정’, 간질환치료제인 고덱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덱스는 지난해 27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려 셀트리온제약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영실적도 전년과 비교해 많이 좋아졌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매출 667억 원, 영업이익 83억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26%, 12% 증가했다.
◆ 실적을 앞지른 시가총액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을 2008년9월 제약회사 오알켐과 합병해 우회상장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9219억 원이었으나 2년 후 시가총액이 3배 이상 올라 3조791억 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2009년 1월부터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주력분야를 바이오시밀러로 잡고 있지만 2012년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바이오시밀러의 매출이 거의 없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가시화하기 전 글로벌 유통회사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공급계약을 먼저 체결해 선급금을 받았다.
대신 셀트리온은 항체 의약품의 원료의약품 생산대행(CMO)회사로 글로벌 업계 3위권을 차지해 이 분야에서 대부분의 실적을 내왔다. 셀트리온은 2012년 4290억 원어치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했다.
셀트리온은 2012년부터 바이오시밀러 분야 매출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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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투자자들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를 품고 셀트리온에 투자했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은 실적에 비해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증권사 전문가들은 최근까지도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성공을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평가했다.
셀트리온은 재고자산 문제로 영업실적 집계방식을 놓고 논란도 제기됐다.
셀트리온은 제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팔아 매출을 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해외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는 자회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은 2012년 338억 원에 그쳤으나 셀트리온은 2012년 350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의혹을 사기도 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팔아 매출을 올렸으나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2년부터 판매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매출 3900억 원을 올렸다. 그러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이 2013년 말 기준으로 9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매출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재고 2440억 원, 매출채권 3842억 원, 순차입금 7464억 원을 기록했다고 SK증권은 밝혔다.
셀트리온이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들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는 독일·프랑스·스페인 같은 유럽 주요 국가의 매출추이를 면밀히 살펴볼 때 판단이 가능하다.
◆ 셀트리온은 앞으로 실적은?
다국적 제약기업인 화이자는 지난달 5일 제네릭의약품과 주사용제 전문업체인 호스피라를 인수했다. 호스피라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화이자는 호스피라 인수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시장의 선점과 판매망 공유에 따른 매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해외판매망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의 판매 파트너가 글로벌 최대 제약업체인 화이자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은 "화이자의 호스피라 인수로 향후 램시마 판매의 불확실성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자산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4710억 원의 매출과 20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8.2%, 103.7% 증가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