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 인하를 이뤄낼 수 있을까?
박 회장은 예금보험료 인하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다른 금융업권과 형평성 문제가 일어날 수 있어 예금보험공사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23일 저축은행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박 회장은 저축은행회장에 올라 예금보험료 인하를 가장 큰 과제로 여기고 있다.
예금보험료는 예금업무를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경영부실 등으로 예금을 상환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예금자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적립해두는 돈이다.
박 회장은 저축은행의 자본 건전성이 좋아진 만큼 예금보험료도 인하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은 21일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선출되자마자 “예금보험료가 저축은행에 과도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를 낮출 방안을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율은 예금잔액의 0.4%다. 은행의 0.08%는 물론 금융투자회사, 보험회사, 종합금융회사 등이 0.15%를 적용받는 것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평균 14.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정부가 저축은행에 요구하는 수준인 8%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시중은행의 15.6%에도 근접한 것이다.
박 회장이 예금보험공사에 더 나은 조건을 요구할 만 하지만 문제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뒷수습이 아직까지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실 저축은행 정리비용 등에 투입한 예금보험기금 약 31조7천억 원을 회수하기 위해 2011년 4월 저축은행 특별계정을 설치했다.
저축은행 특별계정에는 저축은행 예금보험료의 100%와 다른 모든 금융업권 예금보험료의 45%가 2026년까지 투입된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가 인하되면 예금보험기금 회수에 차질을 빚게 된다.
게다가 보험회사도 꾸준히 예금보험료 인하를 계속 주장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높다.
보험회사 예금보험룐느 2013년 5641억 원에서 2017년 1조148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인상폭이 약 2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16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보험은 예금의 성격을 지니지 않기 때문에 예금보험료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며 보험회사 예금보험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의 예금보험료 인하 요구에 부정적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다른 금융업권에서 저축은행 특별계정에 예보료를 넣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예보료율을 내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저축은행 예보료 인하는 앞으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