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1월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24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1월 기준금리 결정 및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에 열린 직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던 데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출 악화 등에 따른 경제지표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기조가 둔화되면서 한국도 금리 인상에 좀 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다만 미국 금리 인상 싸이클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고 경기둔화 우려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추가 금리 인상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에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지난해 7월 2.9%에서 0.2%포인트를 낮춘 것인데 올해 1월에 또 다시 전망치를 내리면 한국경제가 뚜렷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은행이 1월에 경제전망치를 손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1%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양호하게 나타난 데다 지난해 가장 우려됐던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행이 1월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 기존에 제시했던 잠재적 경제성장률(2.8~2.9%)를 밑돌게 되는 만큼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해야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의 개선이 불확실한 가운데 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의 치우침을 막기 위해서는 채권시장에 확대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출 필요성이 크다”며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더라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부분을 반영해 0.1%포인트가량 낮추는 데 그칠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월 금융통화위에서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7%로 잡았다.
택시요금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는 물가가 오를 요인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및 유류세 인하, 국제유가 하락 등은 물가가 떨어질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면서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22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거래일보다 배럴당 1.23달러(2.3%) 하락한 52.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2일 신년 다과회에서 “지난해 경제 전망 때 유가를 60~70달러대로 봤었는데 생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물가는 생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만 연구원은 “올해 초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5% 정도로 예상됐지만 다시 추정해본 결과 최대 1.3%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아직 1월 소비자 물가도 확인되지 않았고 변수도 많다는 점을 감안해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5%정도로 수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