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사업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데다 저성장 기조에 따라 자산관리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에 발맞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삼성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 위주로 벌여왔던 자산관리사업을 일반 투자자로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달러채권 등 기존에는 공격적 투자자나 일부 부유층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했던 상품의 종류를 일반투자자를 위해 다양화하고 전국 단위의 상품 설명회를 열어 마케팅을 강화한다.
또 미국 국채의 최소 투자단위를 기존 10만~20만 달러 수준에서 1만 달러로 낮추고 마켓메이킹, 담보대출 등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현금 유동성을 높이기로 했다. 마켓메이킹은 달러채권을 되팔고 싶을 때 증권사가 직접 시장가격에 매수해 주는 서비스다.
장석훈 대표는 최근 일반인들도 자산관리에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자산관리 대중화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모든 국민이 해외 투자로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달러채권, 대체상품 등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다양한 글로벌 투자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 위주로 ‘자산관리의 명가’라는 입지를 구축했다면 이제는 일반투자자를 고객으로 확보해 더욱 공격적으로 자산관리사업을 벌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성장 기조와 고령화 추세가 맞물려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30대와 40대의 일반 회사원들도 전문가를 찾아 소액으로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외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자산관리의 수요가 높아지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반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이나 채권 등에만 투자했던 데에서 벗어나 글로벌 상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자산을 분산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안정성을 강조한 투자방식이 각광을 받으면서 여러 해외 투자상품에 분산해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삼성증권이 그동안 해외 투자를 위한 기반을 다져온 만큼 해외 투자상품의 구성과 운용 등 자산관리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워뒀다.
삼성증권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주요 증권사와 리서치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시장의 변동사항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채비를 갖췄다.
국내 증권사로서는 드물게 단순히 해외 주식 주문업무를 위해 해외 증권사와 제휴를 맺는 데에서 나아가 현지 리서치 정보를 직접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달러채권 전담 데스크를 신설하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달러채권을 실시간으로 매매하면서도 수수료 부담을 없애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국내 투자상품에 한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삼성증권은 글로벌 해외상품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