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담배업계 1위 회사인 쥴랩스가 한국 전자담배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전자담배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 쥴랩스의 담배에 해당하는 포드(왼쪽)과 전자담배 기기인 쥴. <쥴랩스 홈페이지>
21일 심은주 하나금융증권 연구원은 쥴랩스의 한국 진출을 놓고 “2019년 담배시장에서 차세대 담배 신제품 출시가 화두”라며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KT&G ‘릴 핏’의 양강구도가 굳혀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 전자담배회사들의 신제품 출시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쥴랩스는 미국 전자담배회사로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인 쥴(Juul)을 판매하고 있다. 쥴은 USB 플래시 드라이브와 비슷한 형태로 미국에서 출시된 뒤 '전자담배의 아이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출시 이후 3년 동안 인기를 끌면서 2018년 기준 미국 전자담배시장의 72% 비중에 이르렀다.
전자담배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로 나뉘는 데 기존 국내 전자담배시장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규모는 전체 담배시장에서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9.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쥴랩스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자담배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한국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 가세하면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쥴랩스의 한국 진출을 놓고 “쥴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궐련형 전자담배와 다를 수도 있다”며 “쥴이 한국에 진출한 뒤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쥴랩스는 한국 진출을 위해 2018년 12월 한국 법인인 쥴랩스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했다. 15일 케빈 번스 쥴랩스 최고경영자와 이승재 쥴랩스코리아 대표가 편의점 업계 관계자 등을 만났고 올해 상반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인사 정도만 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입점 논의 등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쥴랩스가 유통망 확보를 위해 편의점 채널을 노리고 있는 점이 국내 전자담배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2013년에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했지만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시연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대부분의 구매는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이뤄진다.
액상형 전자담배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찾는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새로운 향 등을 체험한 뒤 구매하는 일이 많다”며 “쥴도 편의점에서 시연대 등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충분히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쥴랩스가 편의점 유통망에 진출하면 궐련형 전자담배와 동일한 유통망으로 시작해 전자담배시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증권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5일 쥴의 진출을 놓고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와 비교해 특유의 찐맛이 없고 관리가 상대적으로 편한 장점이 있다”며 “디자인도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작고 가벼워 전자담배업계 전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반면 쥴랩스가 니코틴 함량이 높아 이를 두고 출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쥴에서 ‘담배’ 역할을 하는 포드(pod)의 니코틴 함유량은 3~5%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기준치를 넘는다.
심은주 하나금융증권 연구원은 “쥴의 니코틴 함량이 5mm로 기존 담배와 비교해 월등히 높아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여부가 관건”이라며 “뿐만 아니라 액상형 담배 타입이 과거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해 출시된 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