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이사 사장이 음료사업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생수사업 위주의 취약한 사업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블랙보리’ 등 음료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18일 비즈니스포스트의 문의에 “하이트진로음료는 그동안 생수 중심의 사업을 했지만 앞으로 음료부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 전망을 바라보며 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하이트진로의 자회사로 생수와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음료업계는 조 사장이 하이트진로음료 대표이사를 맡자 음료사업 확대의 신호로 봤다.
조 사장은 웅진식품 대표이사로 있으며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다양한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오랫동안 불안정한 실적을 보였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적자를 이어갔고 2015년과 2016년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2017년에 다시 적자 전환했다. 이 때문에 생수 위주의 사업구조가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조 사장은 2017년 12월 ‘블랙보리’를 시작으로 '새벽헛개', '토닉워터 깔라만시' 등 신제품을 계속 내놨다.
신제품 마케팅도 강화했다. 외식업체 등 다른 종류의 업종과 협력해 제품을 홍보하는 한편 시음회를 열며 고객에게 다가갔다. 조 사장은 직접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활동을 하며 고객들과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까지는 성과가 기대를 밑돌았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8년 3분기까지 순손실 41억 원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4분기는 음료업계 비수기이기 때문에 2018년에도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된다.
조 사장은 “사업 확대를 위한 세종 공장 증설,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위한 전산 투자, 신제품 출시, 영업인력 증가 등이 한꺼번에 일어나 적자가 발생했다”며 “2019년은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큰 돈을 들일 사업도 없어 이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8년에 신규 대리점을 늘리며 판관비도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개 대리점이 세워졌고 그에 따른 영업인력도 확충해야 했다.
신제품 출시에 따르는 디자인 비용과 초기 광고비, 편의점 입점료 등도 증가했다.
조 사장은 “히트상품을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초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첫 해 들어간 비용이 앞으로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2019년부터 이익을 꾸준히 낼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보리를 비롯해 새 음료제품 출시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블랙보리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말까지 1년 동안 4200만 병이 판매됐다. 국내 보리차음료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은 “다른 히트상품들을 보면 첫 해보다 그 다음 해부터 매출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며 “블랙보리는 출시 첫 해에 매출 150억 원을 냈기 때문에 2019년 매출 300억~5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1981년 제일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1990년 웅진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룹 기조실, 웅진식품 마케팅부를 거쳤다.
1999년 웅진식품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2005년에 부회장에 임명됐다.
조 사장은 웅진식품에 있으며 ‘초록매실’, ‘아침햇살’ 등을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2006년에 음료업계를 떠나 세라젬 그룹 부회장, 얼쑤 대표이사 사장 등으로 일했다. 2017년 하이트진로음료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기며 음료업계에 돌아왔다.[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