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SNS에 미샤 브랜드의 부진을 반성하는 글을 올렸다.
서 회장은 초심경영을 외치며 최근 부실점포와 부실제품 구조조정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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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 |
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지난달 29일 SNS에 미샤에 대한 반성의 글을 남겼다.
서 회장은 “처음의 꿈이 매출이니 수익이니 하는 것으로 변질되었으니 미샤는 그저 그런 브랜드숍의 하나라 해도 할 말이 없다”며 “다행이라면 이 사실을 자각했다는 것인데 자각만으로 뭐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함정”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니 꼬라지를 알라’는 말은 상품시장에서도 진리”라며 “브랜드가 소비자 인식 속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이해하고 이것을 깨겠다고 꿈꾸지 말아야 제 길을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최근 들어 초심경영을 펼치며 실적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반성 글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미샤라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브랜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서 회장은 매출이 부진한 지하철 매장 50곳을 포함해 부실점포 80곳을 정리했다. 서 회장은 미샤 매장을 2011년 500개에서 지난해 800개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서 회장은 또 지난 3년간 SK-II와 에스티로더 미투제품을 내놓았던 고급화 전략을 과감히 버렸다. 제품라인을 재정비한 뒤 10여년 전 ‘3300원 신화’를 이루게 한 저가전략으로 다시 돌아섰다.
미샤는 지난 2월 쿠션제품 ‘M 매직쿠션’을 4800원에 선보였다. 출시 이벤트가 끝난 지금도 이 상품을 6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달팽이크림과 겔마스크를 출시해 새로운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저가전략보다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계획”이라며 “신제품이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이런 전략을 두고 업계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 회장의 저가전략과 구조조정 기대감에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1일 전일대비 11.23%나 올랐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샤가 최근 추진한 부실점포와 제품군 조정은 매출과 이익률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매출 기여가 크지 않은 점포를 철수했기 때문에 1분기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샤는 지난해 매출이 4384억 원에 그쳐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샵인 '이니스프리'(4567억 원)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7억4800만 원으로 전년보다 48%나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