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등 메모리반도체의 평균가격이 올해 들어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및 향후 실적에 갈수록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14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고객사들이 재고 확보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1분기 D램 평균 가격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22%, 낸드플래시 가격이 21%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가격 하락폭이 기존 예상치였던 16%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도체 공급 과잉과 업황 악화로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반도체기업이 아닌 고객사들에 넘어가면서 가격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사업에서 매출 16조1220억 원, 영업이익 5조714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0.5% 급감하는 수치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2280억 원, 영업이익 2조4750억 원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43.3% 줄어드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기 때문에 1분기 반도체 가격은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가격 약세를 피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이어 2020년까지 반도체업황 악화가 지속되며 D램 평균 가격이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도 반도체 가격 하락의 타격으로 장기간 약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반도체업황 악화는 앞으로 상당 기간 진행될 것"이라며 "회복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만큼 반도체기업의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