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업체들의 중국진출 바람이 불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가 국내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데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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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 |
그러나 모바일게임업체들이 중국시장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된다. 게임빌과 데브시스터즈 등은 중국진출 사업이 틀어지자 주가가 악영향을 받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빛소프트가 모바일게임 ‘FC매니저 모바일’을 4월10일부터 중국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빛소프트는 26일 FC매니저 모바일게임의 중국시장 진출계획을 밝혔다. 한빛소프트는 이를 위해 ‘파라다이스 네트워크’와 ‘텐센트’ 등 현지 기업들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한빛소프트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한빛소프트 주가는 25일 7200원에 장을 마감했으나 중국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해 31일 1만800원까지 상승했다. 상승폭도 40% 가량이나 된다.
위메이드도 31일 모바일게임 '열혈전기'의 중국시장 진출을 밝히자 전날 3만5450원이던 주가가 4만25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열혈전기'는 '미르의전설'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해 만든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을 중국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중국시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규모가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54.3%에 불과해 앞으로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큰 편이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상향평준화한 2013년 이후 성장세가 둔화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과 상반된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 모바일게임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주가가 급락하는 등 후폭풍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빌은 올해 초 중국시장에 모바일게임 ‘별이되어라’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주가가 19만5천 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시장 진출 이후 각종 순위지표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자 주가도 두 달 만에 12만 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데브시스터즈도 올해 초 계획했던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이 좌절되자 주가가 35% 가량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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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병준 게임빌 대표 |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환경이 국내와는 다르다며 진출계획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텐센트 등 중국 퍼블리싱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내수시장 진출 기준이 국내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게임 본연의 장점이 퇴색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은 수많은 복제게임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며 쌓은 성공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며 “국내에서 아무리 흥행한 게임이라도 중국에서 통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모바일게임업종에 투자할 때 충분히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국내 모바일게임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때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친 수준”이라며 “사전 기대감에 따른 투자보다 출시 뒤 초기 반응을 반드시 살펴본 뒤 투자를 결정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