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부진을 돌파할 방법을 '배송'에서 찾고 있다.
1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스마트매장인 롯데마트 금천점이 ‘QR코드 배송’에 힘입어 개점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방문자 7천 명에 이르렀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롯데마트 전체 점포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4천 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성공한 출발로 볼 수 있다.
결제와 배송이 편리하다는 점이 금천점에 방문객이 모이게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마트 금천점에서는 QR코드를 찍으면 즉시 결제가 진행된다. 계산을 위해 줄을 설 필요가 없고 마트 직원이 물건을 담아 3시간 안에 배송을 해준다.
2018년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 금천점은 아마존의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고’와 비슷하다. 아마존고는 수백 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소비자를 주시해 소비자가 물건을 집어서 매장을 나가기만 하면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가 이뤄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과거 직원들에게 “아마존고를 참고하라”고 주문했다.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평소 강조하는 ‘옴니채널’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스마트매장과 가까운 거리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30분 안에 배송을 완료하기 위해 매장 천장에 레일을 깔고 물건을 담을 로봇팔도 설치할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다양한 차세대 기술을 접목하고 매장 효율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2019년 신년사에서 아마존을 언급하며 배송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기업인 토르라이브와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르면 2019년 하반기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소비자들이 짐을 들고 귀가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 언제든 매장 방문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방문자 수를 늘리려는 것이다.
신기술을 활용해 인건비를 절약하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비자가 자율주행차량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형 유통기업들이 배송경쟁에 힘을 쏟는 이유는 온라인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9일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고 특히 대형마트 매출 하락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2018년 4분기 이마트의 국내 유통부문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395억 원으로 2017년 4분기와 비교해 15.2% 감소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실적이 부진한 주원인은 오프라인 대형마트 수요가 감소해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최근 시작된 움직임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일부 매장에서만 자체적으로 배달 회사와 계약을 맺어 일정 조건 아래에서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산 상품을 배송했다.
롯데마트가 오프라인에서 장을 본 상품을 집으로 배송해주기 시작한 것도 금천점이 처음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롯데마트몰을 이용하면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배송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