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가 국내 최초로 노르웨이·독일 선급(DNV GL)에서 형식 승인을 획득했다.
현대중공업은 7일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하이밸러스트(HiBallast)'가 세계적 권위를 지닌 노르웨이·독일 선급에서 형식승인(Type Approval)을 따냈다"며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개정 지침(G8)을 적용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 현대중공업의 선박 평형수처리장치 ‘하이밸러스트(HiBallast). |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는 배의 무게 중심을 잡기 위한 평형수에 유입된 생물들을 살균한다.
평형수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해양 미생물이 다른 해역으로 이동해 생태계를 파괴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국제해사기구의 개정된 지침을 적용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가 형식승인을 획득한 것은 국내에서 현대중공업이 최초다. 세계적으로도 현대중공업을 포함해 4곳에 불과하다.
하이밸러스트는 이번 승인에 앞서 2017년 10월 미국 해안경비대(USCG)에서도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미국법은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과는 별도로 미국 해안경비대가 승인한 평형수 처리장치를 장착한 선박의 평형수만 해역에 배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항만에 입항하는 배는 반드시 미국 해안경비대의 승인을 얻은 평형수 처리장치를 달아야 한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형식승인은 성능 요구사항이 높고 절차가 까다롭다. 지금까지 승인을 받은 제품은 국내에서 현대중공업의 하이밸러스트를 포함해 3개뿐이며 세계적으로도 10여 개에 그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잇단 형식승인 획득으로 더욱 폭넓은 영업이 가능해져 수주 확대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해사기구는 2017년 9월 선박 평형수 관리협약을 발효하면서 2024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선박에 평형수 처리장치를 설치하도록 강제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협약이 발효된 2017년부터 현존 선박들의 장비 탑재가 마무리되는 2024년까지 글로벌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시장 규모는 모두 4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