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노조가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외국계 생명보험사와 국내 보험사의 조직문화 차이 및 영업방식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이라는 말도 나온다.
사업적으로도 오렌지라이프가 서울과 강남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해 왔다면 신한생명은 지방을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 보험설계사 조직의 연령층도 오렌지라이프는 비교적 젊은 보험설계사가 주축이고 신한생명은 40~50대 보험설계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통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정 사장이 신한생명을 이끌게 되면 신한생명이 그동안 꾸려온 방식에서 벗어나 오렌지라이프의 조직체계 및 영업방식이 두 회사 통합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조 회장이 이번 계열사 사장 인사에서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조직 변화를 꾀해 신한생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꺼냈지만 조직 내부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셈이다.
조 회장은 “조직체계부터 시스템, 프로세스, 상품, 서비스 등 익숙했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의 길로 가야한다”며 “조직에 변화를 주기 위해 지난해 말 세대교체를 위한 그룹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사장이 그동안 업계에서도 주로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됐던 데다 계열사 사장 인사를 예정보다 2개월가량 앞당겨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생명 노조의 반발도 이유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 사장은 현재 오렌지라이프 사장으로 일하고 있어 이런 상황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신한생명 노조와 접촉하기는 어려운 만큼 신한생명 노조를 달래는 역할은 조 회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되긴 했지만 아직 신한생명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이렇다 할 공식적 발언도 내놓은 것이 없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직접 신한생명 노조를 방문해 구조조정 방지책 등을 대화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2017년부터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혁신을 꾀하고 있다”며 “좋은 성과를 낸 인재를 영입하고 경쟁을 펼쳐 개방적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그룹 차원의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