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8-12-28 1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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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지주가 2조 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마련해 2900억 원가량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900억 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 정기전 현대중공업 부사장 겸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는 28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2조 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주주 친화정책에 따라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자본준비금은 회사의 영업거래로부터 생긴 이익이 아닌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법정준비금을 말한다.
이 자본준비금은 주주 배당에 사용할 수 없으나 이익잉여금은 주주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8월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마치면서 주주 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성향 70% 이상, 배당 수익률 5%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본준비금의 경우 배당 재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고 현대중공업지주는 설명했다.
다만 이번 결정을 두고 오너 일가에 막대한 배당금을 주기 위한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시민단체와 노조 등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정몽준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25.80%,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주총에서 윤중근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일부 매체가 대주주 일가에 약 6300억 원의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의결을 한 것은 맞지만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2조 원 전체가 당장 배당금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윤 부사장은 "시가배당 5% 정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익잉여금 가운데 총 배당금액은 29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남는 이익잉여금 중 많은 부분은 주가 안정과 신사업 투자 등 회사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정몽준 최대주주의 배당액은 748억2천만 원, 정기선 부사장의 배당액은 147억9천만 원가량으로 총 896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