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첫 해외출장지로 미국을 선택했다.
정 회장이 유로화 약세와 엔화 약세, 픽업트럭 시장 확대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시장을 직접 챙기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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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몽구 회장은 24일 전용기에 올라 4박5일 일정으로 미국과 멕시코 방문길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과 공장 등을 방문하고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미국에 도착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법인을 방문한다. 그는 26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차례로 둘러본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품질경영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해답은 품질”이라며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지난해 연말부터 생산을 시작한 신형 쏘렌토의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올 하반기에 생산할 예정인 신형 K5와 신형 아반떼의 준비상황도 살펴본다.
앨라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은 현재 3교대 체제를 구축해 각각 37만 대와 34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정 회장은 공장설비를 개선하고 생산공정도 합리화해 생산능력을 39만 대와 36만5천 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정 회장이 올해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이 중요한 시장이면서도 난관이 예상되는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픽업트럭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세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업체들은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지난해 착공한 기아차의 멕시코공장을 처음으로 찾아 건설 현황도 점검한다. 기아차는 올해 7월 멕시코시장에 진출한다. 기아차 멕시코공장은 연간생산량 30만 대 규모로 2016년 완공된다.
정 회장의 출장길에 양웅철 연구개발담당 부회장, 신종웅 품질담당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함께 한다.
일각에서 정 회장이 미국 제2공장 건립을 살펴보기 위해 출장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은 세단만 생산하고 있고 SUV는 기아차 조지아공장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시장 점검과 기아차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