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그룹의 사내유보금이 500조 원을 넘어섰다. 1년 사이에 40조 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영업이나 자본거래로 얻은 이익에서 배당, 투자, 세금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쌓아둔 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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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최경환 부총리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내유보금을 풀도록 유도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96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지난해 말 기준 503조9천억 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37조6천억 원 정도 늘어난 규모다.
사내유보율도 69.4%포인트 늘어난 1327.1%를 기록했다. 사내유보율은 사내유보금이 자본금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10대 그룹 가운데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그룹을 제외한 9개 그룹이 사내유보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 18개 상장계열사는 가장 많은 사내유보금을 쌓았다. 이들 계열사들의 사내유보금은 모두 196조7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0조65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증가폭도 10대그룹 중 가장 컸다.
현대차그룹 11개 상장계열사의 사내유보금은 102조1500억 원을 기록하며 1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1년 동안 10.9% 늘어난 수치다. 액수로 10조 원 가량 늘었다.
개별기업 가운데 삼성전자가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 가장 많은 사내유보금을 쌓았다. 삼성전자의 사내유보금은 전년보다 9.8% 증가한 138조87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의 사내유보금은 44조9400억 원, 포스코의 사내유보금은 42조44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내수활성화를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을 추진했으며 지난 6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배당과 상여, 투자 등에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시행에 따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활용하지 않는 금액을 투자와 배당에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않으면 과세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자기자본이 5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