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부문별 실적에 따라 협력사들의 실적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매출 상위 10개 협력사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반도체 부문 협력사들과 스마트폰 사업부문 협력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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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홍보관인 '삼성 딜라이트'에 있는 삼성전자 CI |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협력사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9.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스마트폰 협력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1.6%나 줄었다.
반도체 협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가 3281억 원인데 비해 스마트폰 협력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1459억 원으로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3년 스마트폰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가 2133억 원으로 반도체 협력사 영업이익 합계(1061억 원)의 2배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과 반도체사업의 성과가 엇갈리면서 1년 만에 처지가 뒤바뀐 것이다. 이런 수치는 그만큼 삼성전자의 실적이 협력업체들의 실적을 크게 좌지우지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둔화와 샤오미 등 중국산 중저가폰의 가격공세에 밀리며 부진을 겪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사업을 책임지는 아이티모바일(IM)부문의 영업이익이 2013년(24조9600억 원)의 절반 수준인 14조5600억 원까지 떨어졌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67.8%에서 58.1%까지 급락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부진의 여파로 스마트폰 협력사 가운데 멜파스, 알에프텍 등 2곳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파트론 등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부문은 견조한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반도체사업 영업이익은 전년(6조8900억 원)보다 27.4% 늘어난 8조78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비중도 18.7%에서 35.0%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성장으로 반도체 협력사들도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업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10대 협력사들 가운데 심텍, 하나마이크론, OCI 등 3곳은 흑자로 전환했다. 원익IPS , 이오테크닉스는 각각 66.7%, 31.5%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은 국내 손꼽히는 중견기업인데도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협력업체들이 국내 중견기업의 대표기업들로 자리잡으려면 삼성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