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가 e스포츠로 투자를 넓히며 아프리카TV를 대중적 플랫폼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TV의 '업보'처럼 따라다니는 선정성 이미지 등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이사.
아프리카TV는 15~18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18’에 처음으로 참가해 e스포츠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최근 4년 동안 e스포츠에 28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9년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게임은 언어 장벽이 없어 세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1인 미디어 콘텐츠이기 때문에 e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며 “게임은 e스포츠산업의 발전과 함께 점차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1일 SBS와 합작법인 '에스비에스아프리카티비(SBS-AfreecaTV)'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e스포츠 분야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TV는 e스포츠 콘텐츠의 기획과 제작, 운영 등을 지원하고 SBS-AfreecaTV 채널을 통해 e스포츠 관련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플랫폼 확장을 통해 e스포츠산업을 대중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프리카TV가 대중적 플랫폼이 되는 데는 어려움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플랫폼이 취급하는 방송의 특징이 걸림돌이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대중적 플랫폼들은 기획형 VOD영상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반면 아프리카TV는 개인방송이 중심이기 때문에 실시간 방송을 주로 송출한다. VOD는 보고 싶은 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제공하는 맞춤 영상 서비스를 말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시간 기반인 개인방송이 유튜브와 같은 대중적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바라봤다.
콘텐츠의 성격도 아직은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
e스포츠산업을 키운다고는 하지만 게임 콘텐츠의 시청자는 결국 게임을 즐기는 일부 계층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TV에서 다루는 기존 영상들도 일반 대중화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먹방(먹는방송)’과 같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지극히 좁은 장르의 콘텐츠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는 이미지 개선도 시급해 보인다. 여전히 보는 사람들만 보는 선정적 콘텐츠를 공급하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아프리카TV의 매출을 이끄는 ‘별풍선’ 제도는 플랫폼의 선정성을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아프리카TV에 규제를 강화하는 까닭이다.
아프리카TV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고 대중과 가까워지기 위해 시청자와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12월 KT의 ‘올레TV’에 진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로 채널을 확장한다.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아프리카TV의 유명 방송인 ‘감스트’가 MBC에 진출해 인지도를 올리기도 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이사는 “아프리카TV의 콘텐츠와 인터넷방송 진행자(BJ)가 더 많은 이용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게임 인터넷방송 진행자들과 게임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