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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좌)과 허일섭 녹십자 회장 |
윤웅섭 녹십자 회장과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 벌이는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 표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일동제약의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 선임을 놓고 각자 후보를 추천했다.
이번에 표대결을 벌이면 두 번째 표대결인 셈인데 3대주주인 피델리티펀드의 선택이 관심을 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펀드는 지난해 9월 5차례, 지난 2월 1차례 등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일동제약 지분을 매각해 일동제약 지분율이 10%에서 8.99%로 줄었다.
피델리티펀드는 일동제약의 주주명부 폐쇄일이 지난해 말이라 이번 주주총회에서 모두 9.18%의 지분율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피델리티펀드의 지분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벌이는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에 피델리티펀드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선임될 사외이사 1명, 감사 1명을 놓고 각각 후보를 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지분율은 차이가 별로 없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 29.36%를 보유하고 있다.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등 대주주는 일동제약 지분 32.52%를 소유하고 있다.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에 따른 의결권이 제한돼 일동제약 최대주주와 녹십자의 보유지분율 격차는 1.8%포인트 차이로 줄어든다.
피델리티펀드뿐 아니라 개인주주들의 선택도 이번 일동제약 주총의 표대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피델리티펀드가 재무적 투자자로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 사태를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번 주총에서 녹십자 손을 들어 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일동제약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월6일 이후 3월10일까지 종가기준으로 6.4% 상승했다.
피델리티펀드는 윤원영 회장이 추진한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건에 대해 녹십자의 손을 들어줘 윤 회장의 뜻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녹집자의 경영참여에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동의하고 협력할만한 기본적 신뢰가 없다”면서 “녹십자는 경영참여 선언 뒤 협력을 위한 어떠한 교감이나 협의 없이 기습적으로 간섭하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와 일동제약 영업 사이에 전략적 제휴 등 시너지를 얻을 요소가 없다"며 "또 양사는 동종업계 경쟁사인데 녹십자 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면 경쟁사의 기밀사항에 마음대로 접근하게 된다"고 비난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매출 4175억 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5.64%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44억 원으로 39.24%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