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한섬에 거는 기대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이 3년 준비기간을 거쳐 한섬을 4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만큼 애착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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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한섬은 올해 의류업계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이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의 최대 백화점에 아시아 패션회사 최초로 입점한 것도 이런 기대를 낳게 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섬이 그동안 투자를 확대한 효과를 올해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한섬이 2012년 현대홈쇼핑으로 인수된 뒤로 신규브랜드와 수입브랜드 사업을 확장한 결과 브랜드와 매장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은 2016년까지 매년 60~70개 안팎의 신규매장 출점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감안하더라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4%, 19%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섬은 국내에서 신규 잡화브랜드인 ‘덱케’를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9월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13곳에 덱케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 남성 소비자전용 제품인 ‘아델라인’을 내놓고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섬은 해외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섬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팝업스토어(임시매장) 형태로 4일부터 입점해 다음달 11일까지 매장을 운영한다. 아시아 패션 브랜드가 이 백화점에 입점한 것은 백화점 창립 121년 만에 처음이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 브랜드 ‘톰그레이하운드’가 파리 패션위크에 맞춰 라파예트 백화점에 들어섰다”며 “이번 팝업스토어는 라파예트 백화점이 한섬에 직접 요청해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섬 매장은 라파예트 백화점 2층 명품관에 인접한 중심부에 자리를 잡았다. 또 명품브랜드도 비용을 지불해야 장식이 가능했던 1층 쇼윈도 16곳 가운데 12곳을 백화점 부담으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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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한섬 팝업스토어' |
김형종 한섬 대표는 “이번 라파예트백화점 입점을 통해 패션의 본고장 파리에서 토종 브랜드의 디자인과 품질이 명품브랜드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받게 됐다”며 “앞으로도 한섬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지난해 3월 파리의 ‘가로수길’이라고 불리는 마레 지구에 톰그레이하운드 매장 문을 열었다.
톰그레이하운드에서 한국 브랜드인 ‘타임’ ‘시스템’ ‘덱케’ 등을 있는 그대로 판매한 것이 파리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한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했으며 고객들도 90% 이상이 파리 현지인들이었다.
라파예트 백화점 바이어들은 파리 패션위크를 맞아 경쟁사와 맞설 새로운 브랜드를 찾던 중 이 매장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소식 덕분에 한섬 주가는 9일 하루에만 4% 올라 3만900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