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 등 신흥국의 제빵·제과기업들을 인수하며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힘쓰고 있다.
▲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
롯데제과는 현재 국내 제과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제과의 별도기준 매출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 1조7천억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국내 소비자시장 위축과 고령화, 인구 성장 정체 등으로 국내 제과시장 규모가 3조 원 대에서 정체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제과의 주력사업인 건과부문의 시장 점유율 역시 2010년부터 40%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2분기 기준 롯데제과 건과부문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2%다.
롯데제과는 매출 정체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동남아, 인도 등 신흥국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롯데제과는 10월23일 자기자본의 9.3%에 해당하는 769억 원을 들여 미얀마 제빵업체인 L&M 메이슨의 지분 8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메이슨은 미얀마에서 제빵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다. 미얀마 현지에 3개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영업지점 12개, 물류센터 10개 등 미얀마 전역에 판매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2017년 매출은 350억 원이다.
롯데제과는 올해 1월 인도의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하브모어를 1650억 원을 들여 인수하기도 했다. 하브모어는 1944년에 설립돼 7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인도의 아이스크림 제조 및 판매업체다. 인도 서북부 지역에서는 아이스크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허브모어는 인수 1년이 되지 않아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제과는 인도에서 5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제과가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지역 제과시장의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와 동남아는 제과류의 주 소비층인 젊은층의 인구 비중이 매우 높다. 롯데제과 관계자에 따르면 동남아 지역의 30대 이하 청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다. 인도 역시 1980년대부터 2000년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가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롯데제과가 진출하는 미얀마는 최근 각종 인프라가 건설되고 6~8%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롯데제과의 해외진출 방식이 현지기업 인수합병에 집중돼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인수합병 방식의 해외 진출을 선택한 것을 두고 "현지 기업은 현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이미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의 현지화가 직접 진출보다 훨씬 쉽다"며 "현지 사람들이 외국계 기업에 보이는 거부감이나 낯설음 등도 인수합병 방식을 통하면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생산·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인수합병의 일반적 장점 또한 제과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롯데제과는 현지기업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해외진출을 확대해 2022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제과는 2022년 목표 매출을 4조 원으로 잡고 있는데 이 가운데 2조1천억 원 정도의 매출을 해외에서 내겠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