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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 |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창업자의 연령이 가장 적었던 회사는 어디일까? 정답은 만 21세에 창업에 나섰던 이스트소프트의 김장중 대표다.
이스트소프트는 알집과 알약 등 알툴시리즈와 포털사이트 줌닷컴으로 이름이 더 알려진 회사다. 김 대표는 약관의 나이에 창업에 나서 ‘구력’이 벌써 22년이다.
김 대표가 이스트소프트를 세운 것은 한양대 재학중이던 1993년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세워 압축프로그램 ‘알집’, 그래픽뷰어 ‘알씨’, 보안프로그램 ‘알약’ 등을 선보이며 IT업계 1세대 벤처창업인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1985년 이후 현재까지 상장된 728개 회사 가운데 31개 회사의 창업자 36명 중 최연소 창업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 평균 나이인 27세보다 6살이나 어리다. 19세에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보다 두 살 더 많은 나이였다.
김 대표는 대학시절 창업에 나선 만큼 기업경력은 ‘전무’하다. 창업자 4명 가운데 1명은 삼성, LG 등 주요 대기업 출신인 것과 대조적이다.
김 대표는 알툴 시리즈를 시장에 안착한 뒤 게임과 인터넷포털 서비스에도 도전했다.
‘카발’로 게임사업에 나섰으며 ‘줌닷컴’을 선보이며 포털시장에도 진출했다. 줌닷컴은 올해 1월 첫 주 국내 검색점유율 3위에 오르며 국내 검색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
IT업계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뛰어들기도 쉽고 한 번 성공하면 노다지를 캐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단 한 번의 성공만으로 미래를 약속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벤처 1세대 가운데 수많은 스타들이 부침을 겪고 무대 뒤로 사라진 것만 봐도 이 바닥에서 20년이 넘도록 살아남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대표도 지난해 몸살을 된통 앓았다. 최근 2~3년 동안 게임과 포털 등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모바일사업 역량을 키우느라 돈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 대표 “2014년은 몸살을 앓고 체력을 회복하는 시기였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그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모바일 열풍 때문에 열병을 앓았을 것”이라며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입장에서 모바일시대를 준비하면서 기술방향이나 어떤 플랫폼에 주목해야 할지 선택하는 데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15억1천만 원, 영업이익 3억6천만 원을 내 적자의 늪에서 탈출했다. 2013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4%와 113.8%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로 보면 여전히 적자 상태다. 지난해 16억4천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데도 시장이 이스트소프트에 거는 기대는 높다.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지난해 10월17일 1만3650원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2월에 접어들면서 상승세로 바뀌었고 올해 들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 1월30일 4만9800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석 달 만에 주가가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중국업체들과 손잡고 올해 이스트소프트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스트소프트 자사주 4.9%를 중국 최대 웹게임 퍼블리싱업체인 ‘37WAN’에 매각하면서 현지 게임업체와 제휴에 나섰다.
이스트소프트는 신작게임 ‘카발2’의 해외진출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게임은 ‘카발온라인’의 후속작인데 세계 60여 국가에서 2800만 명 이상의 누적가입자를 모았다.
김 대표는 올해 해외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알집’ 개발자인 민영환 부사장을 미국법인의 게임서비스 총괄자로 앉혔다. 해외수출과 퍼블리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또 모바일사업 역량도 키우기로 했다.
김 대표는 “모든 신규투자는 모바일에 집중할 것”이라며 “게임도 플랫폼 다변화에 따른 포스트 모바일 플랫폼 확장에 투자할 것이며 줌인터넷도 모바일 검색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모바일을 탈PC가 아니라 포스트PC로 이해한다. 그는 “탈PC화가 모두 모바일로 가는 것은 아니고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TV 등 새로운 플랫폼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