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고급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로 세계 최대 화장품시장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차 부회장은 한방화장품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런데 빌리프의 경우 왜 미국시장을 가장 먼저 공략하기로 결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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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LG생활건강이 이달 말 고급화장품 브랜드 ‘빌리프’ 제품을 미국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에서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빌리프는 LG생활건강이 2010년 출시한 천연허브 화장품 브랜드다. 영국 스코틀랜드 허브 전문가 덩킨 네이피어가 1860년 개발한 허브 제조기법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LG생활건강은 빌리프를 앞세워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LG생활건강의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이 2005년 미국에 진출했지만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을 사들이기 전이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미국에 퍼져 있는 350여 개 세포라 매장 가운데 동부와 서부의 주요도시에 있는 일부 매장에 이 제품을 선보인다”며 “빌리프 제품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20여 개 제품을 먼저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이 미국에 천연허브 원재료로 만든 고급화장품을 앞세운 데는 '허브'와 같은 천연화장품을 좋아하는 미국 소비자들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화장품시장은 연간 353억 달러로 세계 1위다. 세계의 14%를 차지하는 시장인 만큼 소비자 욕구도 다양한 데다 고급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 소비자들은 특히 천연 유기농 원재료로 만든 고급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수요 덕분에 세계 천연유기농 화장품시장은 2020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에서 빌리프를 비롯해 후, 숨, 오휘 등 고급화장품이 차지하는 매출은 60%를 넘는다. LG생활건강 화장품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7% 이상 성장했다. 이는 결국 고급화장품브랜드가 성장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세계 1위인 미국 화장품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LG생활건강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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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빌리프' 제품 |
LG생활건강은 미국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 덕분에 ‘K-뷰티’를 더욱 쉽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3년 고급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을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세포라에 244개 매장이 입점해 있다. 그뒤 한방브랜드 설화수와 중저가브랜드 라네즈 등이 마트 등의 유통채널에 8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회사의 기술력이 미국 수준을 따라잡았다고 본다”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필두로 국내 화장품업체들의 미국진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부문에서만 1조95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