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떤 분야의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바라볼까?
7일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박 회장은 헬스케어를 규제 완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로 보고 있다. 또 위성항법장치(GPS), 빅데이터, 무인이동체(드론) 등 분야의 규제부터 빨리 풀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정상 대한상공회의소 상무는 박 회장이 5일 광주 라마다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까지 거론하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분야는 헬스케어산업을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대표적으로 당뇨병 관리 앱 규제를 꼽았다. 소아당뇨 환자인 아들을 위해 직접 혈당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부모를 정부가 고발했던 사안을 들었다.
고발당한 부모는 소아당뇨 환자인 아들이 피를 뽑아 혈당 체크를 하는 것을 고통스러워하자 해외 사이트를 뒤져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찾아내 앱을 만들었으나 규제로 고발까지 당해야 했다.
당시 검찰은 보호자의 사정을 참작해 기소유예를 처분했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 이후에야 정부는 의료기기법을 개정해 이 앱을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심한 몸살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에서 일부 한정된 감기약만 사야 하는 현실도 박 회장이 지적하는 기본권을 침해하는 규제 사례라며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 상무는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미래산업 육성과 관련해 공공재로 활용이 제한된 빅데이터와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향한 접근을 완화해달라고 정부에 꾸준히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밖에도 드론,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의 700여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에 따른 애로사항을 조사해 규제 개선 항목을 정부에 전달했다.
드론은 법적 기준이 없어 관련 허가 자체가 불가능했던 문제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는 하천수의 온도차 에너지를 건물 냉난방과 급탕에 이용하는 사례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이 대표적 문제로 꼽혔다.
박 회장은 5일 "제가 정부에 규제 개혁 리스트를 제출한 것만 해도 39번"이라며 "(규제를 개혁해서) 중장기적으로 내리막길에 있는 경제 상황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상황을 두고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경기 하향추세에 접어든 것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며 전반적으로 탈규제를 전제로 하면서 필요할 때에만 규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재 기업의 경영활동에 이바지하기 위해 완화가 시급한 정부의 규제 항목을 추가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신산업 기업들은 기술력 부족보다 규제, 미성숙한 시장여건 등 외부적 요인에서 더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원활한 협력을 통해 이런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