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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공유 첫 발 뗐지만 규제 해소 합의까지 갈 길 험난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8-11-0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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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첫 해 공유경제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숙박공유만큼은 첫 걸음을 뗐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규제 해소를 고심하고 있어 '한국은 공유경제의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숙박공유 첫 발 뗐지만 규제 해소 합의까지 갈 길 험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관광진흥법을 개정해 숙박공유 허용 범위를 내국인에게도 확대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도시에서 숙박공유는 외국인들에게만 허용된다.

김 부총리는 10월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숙박공유의 허용 범위를 확대하고 투숙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내용은 올해 안에 마련한다.

김 부총리는 “한국은 공유경제 불모지로 불리고 있다”며 “공유경제가 가야할 길이라면 해결 과정을 통해 불모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숙박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실패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다가 무산된 규제 프리존 특별법을 수정하고 이를 반영한 지역특구법 전부 개정안이 9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도시에서 내국인의 숙박공유를 허용하는 공유민박법은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9월8일 1기 위원회의 마지막 '해커톤(Hackathon)'에서 숙박공유 활성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해커톤이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 내에 참여자가 쉼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까지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

숙박공유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숙박업계는 이 해커톤에서 불법 숙박시설을 근절하기 위해 불법 숙박업체 신고 채널을 단일화하고 숙박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합동 상설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실질적 규제 해소는 협의되지 못했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2016년부터 공유민박법 법제화 추진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에어비앤비에 숙박 제공자로 등록된 불법 숙박시설의 퇴출운동도 했다.

이에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10월15일 도시 내국인의 숙박공유 허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에어비앤비는 “서명 참여를 통해 정부와 국회가 숙박공유가 주는 이익을 인식하고 공유 친화적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서명 결과는 입법 건의서와 함께 청와대 및 정부의 관계부처와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숙박업계와 숙박공유업계의 대립이 치열해 김 부총리도 실질적 방안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10월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기득권과 새로운 시장 진입자 사이 이익의 조화가 필요하다”며 “서로 플러스 게임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확하지 않은 정부의 태도가 공유경제의 활성화를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10월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서 “기술과 사회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것인데 실무 공직자들 가운데 자신이 있을 때 문제가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관료들이 ‘폭탄 돌리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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