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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KT&G 사장 |
민영진 KT&G 사장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KT&G는 연초 담뱃값 인상으로 시장점유율에서 외산 담배에게 밀리고 있는 데다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전직 직원의 내부고발로 탈세 의혹에 휩싸인 것은 물론이고 불법 영업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십억 원의 과징금까지 부과 받는 등 내외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민 사장은 내년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연임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올해 들어 시장점유율이 38.3%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63%였던 점유율이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진 것이다.
KT&G는 담뱃값 인상으로 29년 만에 외산 담배에 추월을 허용했다. 특히 지난 1월 BAT코리아의 3500원 짜리 담배 ‘보그’의 저가공세에 맥을 못췄다.
BAT코리아는 2월 들어 보그 가격을 4300원으로 올리면서 치솟던 점유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으나 한국필립모리스 등 외산 담배들은 꾸준한 점유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T&G는 점유율이 하락하며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기준 10만45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9만~10만 원을 오가던 KT&G 주가는 12월 이후 뚝 떨어져 5일 현재 8만 원대 초반으로 밀렸다.
KT&G 주가는 당분간 이렇다 할 반등의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담뱃값에 흡연 피해 경고 그림을 집어넣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KT&G 주가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또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KT&G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점도 주가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KT&G의 주식 951만485주(지분율 7.55%)를 처분한다고 발표했다.
기업은행의 지분매각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KT&G 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형태에 따라 영향은 달라지겠지만 일단 대규모 대기물량(오버행) 발생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영진 사장이 마주한 악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KT&G는 최근 전 직원이 세금탈루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KT&G 재무부 직원 출신인 이모씨는 지난달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공갈)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씨는 KT&G의 세금탈루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상사인 재무실장으로부터 5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KT&G는 전 직원이 제기한 세금탈루 의혹과 관련해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KT&G는 또 최근 공정위로부터 불법영업행위 혐의로 25억 원의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KT&G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편의점 내 경쟁사 제품 진열비율을 25~40%로 제한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공급가 할인과 현금지원 등 불법 영업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이번에 적발한 KT&G의 불공정 행위 관련 계약은 대부분 민 사장 재임 때 이뤄졌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 사장은 2010년 KT&G 사장에 취임해 2012년 이후 시장점유율을 60%대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연임에 성공했다.
KT&G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719억 원, 매출 4조11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5.6%, 7.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8.5%나 된다.
하지만 민 사장은 최근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그동안의 경영실적은 빛이 바래고 말았다.
민 사장은 2016년 임기가 끝나는데 올해 KT&G를 둘러싼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연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