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정부의 '포용적 금융' 활성화정책에 발맞춰 중금리대출 상품을 늘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은 기존 대출상품을 중금리대출로 바꾸거나 새로운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 KB국민은행(위부터)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의 기업로고.<연합뉴스> |
금융위원회는 신용등급 4~10등급 차주에게 70% 이상 공급되고 가중 평균금리가 연 16.5% 이하이면서 최고금리 연 20% 미만인 대출상품을 중금리대출로 본다.
KB국민은행은 11월에 새로운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그룹이 10월에 계열사 통합 신용평가 시스템 개발을 마치면서 중·저신용 고객군의 신용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덕분이다.
KB금융그룹은 외부 신용정보회사의 빅데이터도 함께 활용한다. 금융거래 실적이 부족해 신용을 평가할 근거가 약한 ‘신파일러(Thin Filer) 고객’의 신용등급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판매를 강화하거나 기존 상품을 중금리대출로 바꾸는 계획을 세웠다.
NH농협은행은 연 금리 4.39~11.48%인 비대면 전용 중금리대출 상품인 ‘NH e직장인 중금리대출’을 내놨다.
KEB하나은행은 모바일 중금리대출 상품인 ‘KEB하나 편한 대출’을 출시했다. 최고 금리가 두 자릿수인 다른 중금리대출과 달리 이 상품의 금리는 연 4.54~6.25%로 잡고 있어 일반 신용대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은 2015년에 선보였던 ‘위비모바일대출’을 중금리대출 상품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위비모바일 대출의 연 금리는 5.85~9.5%다.
시중은행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이는 이유는 정부의 정책방향 때문이다.
정부는 ‘포용적 금융’을 내세우며 시중은행에 중금리대출 상품을 늘리라고 꾸준히 요구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방안’까지 내놓기도 했다.
금융위는 중금리대출시장 규모를 2018년에는 4조2천 억 원으로 늘리고 2022년까지 장기적으로는 7조 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 4분기부터는 중금리대출이 금융회사의 대출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정부의 꾸준한 정책 추진으로 시중은행이 취급한 중금리대출 규모는 2016년 866억 원에서 2017년 3969억 원으로 358.3%나 늘어났다.
저축은행과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규모도 증가해 2017년 기준으로 각각 8906억 원, 1조333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보다 각각 84.9%, 250.9% 늘어난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