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8K TV의 승부처를 기술력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가 8K QLEDTV를 이미 시장에 내놓은 상황임에도 출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초고해상도 구현 등 기술력 싸움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6일 내년 6월을 전후해 8K 올레드 TV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월 8K Q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보다 8개월 가량 늦는 셈이다.
8K TV는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4K 초고화질보다 4배 더 선명한 해상도 7689X4320를 보유한 TV로 아직까지 TV 업계에서는 불모지로 여겨지지만 빠른 성장이 점쳐지는 시장이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세계 8K TV시장은 올해 6만대 수준에서 2022년 5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90배 가까이 성장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TV 제조회사들은 서둘러 8K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시장 선점 효과를 위해 9월 말 유럽을 시작으로 가장 먼저 시장에 8K QLEDTV를 내놨다.
삼성전자가 8K QLED TV 출시를 본격화했지만 LG전자는 최근까지 8K 올레드 TV의 출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8K 올레드 TV 출시가 늦춰지는 이유를 양산에 필요한 기술 개발이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8K 올레드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나오는 빛이 박막 트랜지스터(TFT)를 통과해서 나오는 배면발광구조를 채택하고 있어 해상도를 높이기가 까다롭다.
해상도를 높이면 화소 개수는 늘어나는 반면 박막 트랜지스터 크기는 그대로기 때문에 빛이 나가는 영역이 줄어드는 단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8K 정도의 초고해상도를 여러 크기의 TV에서 구현하려면 발광재료의 성능을 개선해 화소에서 빛이 나올 수 있는 면적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
LG전자는 이런 기술적 난제들을 완벽하게 해결한 다음 8K 올레드 TV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출시 계획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현재 출시돼 있는 4K 올레드 TV 만으로도 8K QLED TV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작용했다.
LG전자는 “경쟁사의 QLED TV와 올레드 TV는 플랫폼 자체가 달라 경쟁구도가 아니다”라며 “실제 올레드 TV가 이미 상당 부분 그 이상의 화질을 커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8K TV를 먼저 출시하며 초고화질 TV 경쟁에서 LG전자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증권가의 분석은 LG전자가 8K TV 없이도 당분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8K TV의 기술 완성도를 높일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레드 TV시장에서 겅쟁력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앞으로 점유율이 증가해 2019년에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주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LG전자가 프리미엄 TV를 기반으로 선진국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 올레드 TV는 미국과 유럽의 비영리 소비자 매체가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두께와 색 재현력 등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 소비자 매거진 WHICH는 LG전자 올레드 TV를 놓고 “그 어떤 TV에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제품”이라고 평가했고 미국 리뷰 전문매체 리뷰드닷컴은 10점 만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같은 8K라고 하더라도 기업마다 성능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며 “4K 올레드 TV가 화소를 구현하는 기술이 어떤 제품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