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6-06-17 16: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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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올해 4분기 신작 '던전앤파이터 키우기'를 앞세워 반전을 노린다.
2024년 출시된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 약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일 전망이지만, 인건비 등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된 상황 속에서 적자의 굴레를 단번에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가 2025년 6월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개발자콘퍼런스2025(NDC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박용현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6'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던전앤파이터 키우기’의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박 대표는 "일본 기업설명회(IR)에서도 발표했듯이 던전앤파이터 키우기가 올해 말쯤 나올 것"이라며 "4분기 출시 목표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던전앤파이터 키우기'는 2024년 6월 출시된 루트슈터 액션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그동안 회사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어온 만큼, 이번 신작이 짊어진 무게는 가볍지 않다.
넥슨그룹의 유일 국내 중시 상장사인 넥슨게임즈는 2024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인 2025년에는 600억 원이 넘는 연간 영업손실을 내며, 2022년 넷게임즈·넥슨지티 합병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415억 원, 영업손실 211억 원을 기록했다. '블루 아카이브', '퍼스트 디센던트' 등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하향세를 그리는 가운데 신작 출시 공백이 2년 가까이 지속된 결과다.
넥슨게임즈는 개발사 특성상 신작 성과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넥슨게임즈가 다수의 대형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병렬 개발 구조'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구조"라고 말했다. 단일 대작에 사활을 거는 전통적 방식 대신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동시에 가동해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러 게임을 동시 개발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이 가운데 연내 출시될 ‘던파 키우기’가 구원투수 역할을 맡게 됐다.
올해 1분기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현재 넥슨게임즈의 종업원 수는 1729명으로, 2023년 같은 기간(1042명)과 비교해 불과 3년 만에 약 66% 급증했다. 빠르게 불어난 조직 탓에 2025년 연간 영업비용의 과반 이상이 인건비로 지출되는 등 회사의 이익 체력 자체가 약화된 상태다.
그간 박 대표는 '오버히트', 'V4', '블루 아카이브', '히트2', '퍼스트 디센던트' 등 큰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대형 신작들을 1~2년 주기로 선보였다.
반면 넥슨의 '캐피털 마켓 브리핑(CMB) 2026'에서 깜짝 공개된 신작 ‘던파 키우기’는 방치형 장르 특성상 개발비 부담이 크지 않은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시장이 기대를 걸 만한 대형 타이틀은 아니지만 신작 출시 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단기 수익성을 보완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모바일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는 2025년 11월6일 출시된 뒤 장기 흥행하고 있다. <넥슨>
앞서 넥슨 그룹이 자사 인기 게임 지식재산(IP)을 활용해 선보인 방치형 게임 '메이플스토리 키우기'가 이례적으로 크게 흥행하며 수익성을 입증한 만큼, 검증된 IP와 흥행 장르를 결합한 던파 키우기가 단기 실적 개선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메이플 키우기’는 출시 이후 흥행을 기록하며 단 6주 만에 약 1500억 원의 누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가 반년 이상 지난 이날에도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에 머무르며 장기 흥행작에 안착했다.
다만 최근 방치형 게임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데다, 올해 4분기 게임을 출시하는 일정 상 올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대표는 ‘던파 키우기’가 단기 소방수 역할을 수행하고, 내년 이후 출시할 예정인 신작 ‘프로젝트 RX’가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의 핵심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관건은 대형 신작들의 흥행 여부다. 현재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은 '던파 키우기', '프로젝트 RX'를 비롯해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듀랑고 월드',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총 5종이다. 특히 회사는 블루 아카이브 핵심 제작진들이 참여한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RX'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 대표는 "던파 키우기가 어느 정도는 커버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다음 RX가 나오는 시점에는 소위 말하는 (실적) 원상복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