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리 기자 nmile@businesspost.co.kr2026-06-16 1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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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JTBC를 비롯한 중앙미디어그룹(중앙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카드사가 JTBC 법인카드 사용을 우선적으로 중단한 가운데 대출과 회사채·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등 금융사의 각종 채권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 JTBC 채무불이행에 이어 중앙미디어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에도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JTBC 스튜디오일산. <연합뉴스>
회사채 등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중앙미디어그룹 회사채 관련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하는 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JTBC의 채무불이행이 중앙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로 번지면서 계열사들의 신용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날 한국기업평가는 중앙일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추고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NICE신용평가도 기존 BBB에서 12일 BB-로 내린 데 이어 이날 B-까지 추가 하향했다.
전날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JTBC의 회사채와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최하위인 D등급으로 낮췄다. D등급은 원금이나 이자 지급이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콘텐트리중앙의 신용등급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콘텐트리중앙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D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로 낮췄다.
JTBC는 12일 만기가 돌아온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JTBC,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 5곳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중앙그룹 전반으로 유동성 우려가 확산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JTBC 등 개별 법인의 유동성 위기로만 보지 않고 있다. 중앙그룹이 주요 계열사 간 지급보증과 자금보충약정 등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해 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열사 간 재무적 연계성이 높은 구조 속에서 상호 보증과 대출이 얽히며 그룹 전체 차입금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JTBC의 채무불이행이 그룹 전반의 차환 구조가 갖고 있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중앙그룹은 현금창출력에 비해 과도한 차입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그룹 합산 차입금은 약 2조8300억 원 규모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중앙홀딩스와 중앙일보, JTBC, 콘텐트리중앙의 단순 합산 매출은 1조9410억 원에 그쳤다. 여기에 합산 기준 연간 이자비용만 1888억 원에 이르면서 영업손실 176억 원, 순손실 1644억 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했다.
재무지표 역시 취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앙홀딩스와 중앙일보, JTBC, 콘텐트리중앙의 합산 차입의존도는 62%, 부채비율은 601%에 달했다. 통상 차입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재무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단기 유동성 부담도 빠르게 커졌다.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연결기준 감사보고서를 보면 유동성장기부채는 2024년 말 73억 원에서 2025년 말 2773억 원으로 급증했다. 향후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차입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장기차입금과 사채 상환계획을 보면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만 약 3404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과도한 차입 부담과 단기 상환 압박이 겹치면서 채권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다.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의 금융권역별 위험노출액을 보면 은행권 비중이 가장 높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한 중앙홀딩스와 콘텐트리중앙, JTBC 3곳의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대출 채권액 기준 위험노출액은 1조1836억 원 규모다. 이 가운데 은행권이 8911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증권업 1463억 원, 여신전문금융회사 760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앙그룹의 주채권은행은 하나은행으로 알려졌다. 중앙홀딩스 연결기준 감사보고서를 봐도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 차입금은 약 1400억 원 규모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다.
증권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앙홀딩스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에는 한양증권 703억 원, NH투자증권 305억 원, 우리투자증권 250억 원 등이 포함됐다. 중앙그룹 전체 차입 규모에 비하면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개별 증권사 입장에서는 회수 여부를 주시할 수밖에 없는 규모다.
▲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은행권 대출에는 상당 부분 부동산 담보가 설정돼 있어 실제 손실 규모는 향후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회사채와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등 시장성 조달 자금은 무담보 성격이 강해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평가된다.
중앙그룹의 차입 구조를 보면 금융기관 대출 약 1조2천억 원, 회사채·기업어음·전자단기사채 등 시장성 조달 약 1조3천억 원, 리스부채 약 3천억 원으로 구성됐다. 시장성 조달 규모가 금융기관 대출과 맞먹는 수준인 셈이다.
시장성 조달 규모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 가능한 수치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 위험노출액은 이보다 클 수도 있다.
시장성 자금 조달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특히 금융회사에 비해 리스크 대응력이 취약한 개인투자자와 일반법인이 회생절차에 따른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에서 “중앙그룹의 금융기관 대출은 은행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상당 부분 담보가 설정돼 있다”며 “문제는 담보가 없는 시장성 조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이일드(고수익·고위험) 채권으로 분류되는 BBB등급에 포진해 있었던 만큼 장기투자자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위험노출액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고금리를 노린 개인투자자와 일반법인의 투자 수요가 금융회사 리테일 창구를 통해 상당 부분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관련 사안을 들여다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금융감독원은 JTBC가 지난해와 올해 발행한 회사채와 전자단기사채, 기업어음 등을 대상으로 주관사의 실사 적정성과 투자자 대상 위험 고지 의무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한양증권 등이다.
금융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 창구 등을 통해 매입한 중앙그룹 회사채, 기업어음 등의 물량이 8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