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앞서 스페이스X가 대규모 기업공개로 투자자들의 자금을 미리 빨아들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반도체 공장. <출처=SK하이닉스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스페이스X의 사상 최대규모 기업공개(IPO)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및 첨단 기술주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스페이스X 주식에 대거 쏠리며 SK하이닉스의 자금 확보에 걸림돌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트레이딩키는 16일 “SK하이닉스는 6~7월 중 주식예탁증서 미국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며 “6월 상장하는 스페이스X가 자금을 파이프처럼 빨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기업공개로 750억 달러(약 111조 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주식예탁증서 상장으로 조달하려는 자금은 100억 달러(약 14조8천억 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트레이딩키는 스페이스X의 대형 상장이 SK하이닉스의 자금 조달을 앞두고 시장에서 자본을 대거 흡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스페이스X에 선제적으로 쏠리면서 SK하이닉스 주식예탁증서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트레이딩키는 2012년에 메타(당시 페이스북)이 상장할 때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의 경우 훨씬 큰 규모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보다 스페이스X에 투자를 더 우선순위로 두고 자금을 배분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예탁증서의 경우 주로 개인보다 기관 투자자를 염두에 두고 상장하는 만큼 이러한 흐름은 자금 확보에 악재로 떠오를 수 있다.
스페이스X가 상장하며 개인 투자자들에 배분하는 주식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점도 변수로 꼽혔다. 개인의 투자 수요마저 스페이스X가 선점하는 셈이다.
트레이딩키는 결국 “SK하이닉스 상장은 개인과 기관 투자자 양측에서 자금 유동성 분산과 관련한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페이스X의 경우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 신사업의 잠재력이 기업가치에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증가를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과 상반된다.
트레이딩키는 결국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와 SK하이닉스에 균형 있게 자금을 분배하려 할 가능성도 크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 주가가 현재 미국에 상장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점도 주식예탁증서 상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결국 트레이딩키는 “스페이스X와 SK하이닉스의 성격은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성을 주의 깊게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