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은 6월 방탄소년단과 연계한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선보였다. |
방탄소년단과 워너원의 광고효과를 톡톡히 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계약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KB국민은행은 1월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을 선정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계약 기간은 1년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보통 광고모델의 재계약 여부가 계약 만료 2~3개월 전에 결정된다는 점에서 KB국민은행이 방탄소년단과 인연을 이어갈지를 놓고 시선이 몰린다.
KB국민은행은 10개월 동안 방탄소년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처음 광고모델로 선정했을 때와 현재 방탄소년단의 입지가 눈에 띄게 다르다는 점에서 예상하지 못한 효과까지 덤으로 누렸다.
1월까지만 해도 방탄소년단이 지금처럼 글로벌 슈퍼스타급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200’에서 1위를 두 번이나 차지했다. 한국 가수가 1위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인데 두 번이나 차지했다. ‘빌보드 핫100’에도 10위로 이름을 올렸으며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제 효과가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이런 점이 다음 계약에서는 KB국민은행에게 오히려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 1년 사이 방탄소년단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 광고모델료가 업계 최고 수준인 10억 원을 넘어 15억 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KB국민은행의 선례를 보면 방탄소년단과도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KB국민은행은 2006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모델 계약을 맺었다. 김연아 전 피겨선수는 여전히 KB금융그룹에서 전속모델로 활동하면서 KB손해보험 등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방탄소년단을 단순히 광고모델로 쓰는 데 그치지 않고 6월 방탄소년단과 금융상품을 연계한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선보였다.
KB×BTS 적금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가입 건수가 12만 계좌를 넘어섰다. 9월 말 기준 가입 건수는 12만4486계좌, 잔액은 675억 원에 이른다.
특히 방탄소년단을 통해 젊은층과 해외시장을 모두 공략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둘 모두 KB국민은행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것들이다.
KB국민은행은 20~30대 소매금융 고객이 전체의 30%대로 파악돼 40%대인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보다 낮은 편이었는데 방탄소년단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방탄소년단은 또 KB국민은행이 진출한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은 올해 워너원과 이별이 불가피해 보인다.
신한은행도 KB국민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광고모델로 워너원을 선택했다. 계약기간은 KB국민은행보다 짧은 6개월이었으나 최근 3개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말 워너원이 활동을 완전히 끝내는 만큼 추가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워너원은 CJENM의 방송프로그램 ‘프로듀스101’에서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이기 때문에 올해 12월31일에 공식활동을 모두 끝낸다. 인기가 많은 개별 멤버와 재계약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그룹 워너원과 재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도 워너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신한은행은 워너원을 새 광고모델로 삼아 통합 모바일애플리케이션(앱)인 ‘신한 쏠(SOL)’을 홍보했다. 쏠은 2월에 출시됐는데 가입자가 9개월 만에 700만 명을 넘었다.
신한은행은 올해 쏠 가입자 수가 8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은행은 워너원의 사진이 들어간 ‘쏠 딥드림 체크카드’도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