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가 임단협 타결 한달 만에 다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얼마 전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회사에게 도급화 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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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타이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광주공장 등 모든 사업장에서 생산을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3일 동안 4시간 연속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기 전 ‘조합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해 도급화를 추진할 이유가 없는데 노사관계의 주도권과 노동자의 마지막 피땀마저 가져가려고 48개 직무에 대한 도급화를 강행했던 회사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21일에도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곡성공장 조합원 김모씨의 죽음은 워크아웃 졸업 뒤에도 도급화를 강행하려는 회사의 노무정책이 부른 타살”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파업이 노동조합과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노조원이자 80여 명에 이르는 제1노조 대의원 중 한 명인 김모씨가 곡성공장 본관동 입구에서 분신자살했다.
그는 차에 남긴 유서에서 “못난 놈 먼저 갑니다. 함께한 동지들 너무 미안합니다. 노동조합 활동이 이런 거구나 새삼 느끼네요”라고 적었다. 그는 또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호타이어만은 바뀌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급화 전환대상인 운반직무를 맡고 있었으며 평소 도급화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그의 차량에서 도급화 결사저지를 위한 조합원 서명 결의서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노조는 그의 분신자살이 도급화 갈등과 관련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김모씨를 포함한 50여 명에 대한 도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노사합의로 597개의 생산직무를 하청업체에 맡기는 단계적 도급화를 진행했다. 2013년까지 전체의 87.3%에 이르는 521개 직무에 도급화가 진행됐다.
회사는 워크아웃 졸업 뒤에도 도급으로 전환되지 않은 76개 직무 가운데 48개를 도급화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회사는 현재 진행중인 도급화가 노사가 합의한 사항이고 하청업체에 맡겨도 무방한 직무에 대해서만 추진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노조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상 더 이상의 도급화 추진은 불가하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2014년 임단협 타결 뒤 회사의 도급화를 막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노조는 도급제 전환 직원들의 근무여건 저하와 산재 위험 노출을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전환 노동자들이 길게 20년 가까이 하던 업무를 벗어나 다른 공정으로 전환배치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일이 미숙해 산재 위험에 더 빈번하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노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21일 특별협상을 열어 도급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서로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20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김모씨의 빈소를 찾았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유족을 위로하며 회사 정상화를 위한 실마리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