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입찰 탈락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가 조정을 크게 받겠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28일 “보잉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가격과 기간을 볼 때 이번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다소 의문이 생긴다”며 “이번 수주 실패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규모는 92억 달러, 납품 기간은 2034년까지다.
한 연구원은 “보잉은 애초 예상됐던 사업 규모인 150억~160억 달러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에서 수주를 따냈다”며 “구체적 계약조건이 공개되기 전까지 정확한 분석이 쉽지 않지만 보잉이 매우 공격적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보잉이 애초 미국 공군이 예상했던 사업 규모의 60%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써냈고 납품 기간도 긴 만큼 사업의 수익성이 생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번 수주 결과가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가 최근 크게 올랐고 가치 측면에서도 다른 방산업체와 비교해 볼 때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 매물이 나오면서 단기적 주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전날보다 23.20%(1만1600원) 내린 3만8400원에 장을 시작한 뒤 하락폭을 점점 키워 오전 11시30분 기준 27.30%(1만3650원) 내린 3만6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하며 목표주가 4만1천 원을 제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예정가는 163억 달러였고 최저가 낙찰자 선정 방식에 따라 보잉이 선정됐다”며 “보잉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입찰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