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소득과 지출부문으로 나눴던 가계동향 조사를 2020년부터 통합해 내놓는다.
이때부터 가계소득과 지출에 특화된 전용 표본을 써서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 강창익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계동향조사 통합작성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통계청은 18일 내놓은 ‘가계동향 조사 통합 작성방안’에 2020년 1분기부터 가계소득 조사와 가계지출 조사를 다시 합쳐 가계동향 조사 결과로 내놓는 방안을 담았다.
가계동향조사는 가구의 소득과 지출 관련 지표를 보여주는 조사다. 현재 가계소득조사는 분기별, 가계지출조사는 연간 단위로 나뉘어 따로 공개되고 있다.
통계청은 “가구 단위 수준에서 소득과 지출을 연계분석해 소득구간별로 가계수지를 진단하고 맞춤형 정책의 수립을 뒷받침하기 위한 기초자료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며 “통계 이용자의 요구에 맞춰 분기별 추이를 파악하는 가계소득 조사와 가계지출 조사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혼란을 피하기 위해 2019년까지는 가계소득 조사를 분기별로 내놓고 가계지출 조사를 매년 한 차례 발표하는 현재 방식을 유지한다. 다만 통합 조사 자체는 2019년부터 시작해 조사 결과를 2020년 1분기의 통합 조사 결과와 함께 공개한다.
통계청은 가계소득과 가계지출을 통합 조사할 때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표본을 사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가계동향 조사 표본으로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위해 선정한 다목적 표본의 일부를 쓰고 있다.
전용 표본 규모는 매달/분기별 8천 가구로 다목적 표본의 일부를 쓰던 시절과 거의 같다. 상대 표준 오차도 분기 기준 2%, 연간 기준 1.4% 안팎으로 이전과 비슷하다.
통계청은 “직전 분기나 직전 연도의 같은 기간에 쓰인 표본과 새 전용 표본의 중복률을 높여 시계열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구원 수, 주거 유형, 가구주의 연령과 교육 정도 등 주요 변수의 동질성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은 표본가구의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한 가구가 36개월 연속으로 응답하던 방식을 ‘6개월 응답→6개월 휴식’을 반복하는 순환구조로 바꿨다. 일정 소득 이상인 가구의 응답률이 6개월 이후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
가계동향 조사 방식도 지금의 면접 조사표가 아니라 가계부를 활용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통계청은 이번에 정책 부처와 학계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계동향 조사를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1분기와 2분기 가계소득 조사 결과를 둘러싼 표본집단의 신뢰도 논란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1분기와 2분기 가계소득 조사 결과를 보면 저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줄어들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 통계청이 2017년 말에 표본집단 수를 늘리면서 저소득 가구의 비중이 높아져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시계열 비교 결과가 부정확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었던 강신욱 현 통계청장이 표본집단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강창익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17년과 2018년의 가계소득 조사 결과를 비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이번의 가계동향 조사 개편도 2017년부터 논의를 지속한 결과로 강 청장의 취임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