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2018-09-11 16: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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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시아 전기자동차(EV) 배터리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들어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친환경차시장은 LG화학에게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11일 LG화학에 따르면 LG화학은 베트남 최초 완성차기업 빈패스트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여러 동남아시아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빈패스트는 베트남 시가총액 1위 그룹인 빈그룹의 자회사로 기반이 탄탄해 사업 영역을 베트남으로 한정하지 않고 여러 동남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빈페스트와 LG화학이 맺은 양해각서(MOU)는 두 회사의 새로운 시장 진출을 선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금까지 중국을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허브로 삼아 왔으나 중국이 배터리 보조금을 감축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지만 올해 상반기 중국 배터리 기업 CARL과 BYD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시장 조사기업 SNE리서치는 CARL과 BYD가 차지하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CATL이 42%, BYD가 22%다.
중국 정부가 6월부터 4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 기존보다 더 높은 보조금을, 주행거리가 짧은 배터리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줄이면서 배터리 기술력을 보유한 대기업의 독점현상이 오히려 심화한 것이다.
반면 LG화학 등 한국 기업은 중국의 ‘2018년 제9차 신에너지차 보급 응용 추천 모델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배제정책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업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동남아시아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기차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기차 도입률은 낮지만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의향이 높고 시장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6개 국가의 차량 구매 예정자 가운데 37%가 전기차를 살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국가의 전체 인구가 6억 명에 이르는 만큼 전기차시장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동남아시아 전기차 관련 시장에 진출했거나 전기차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는 기업도 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기업 다임러는 올해 4월 태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신설했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기업 그랩은 싱가포르 본사에 전기차 200대를 추가로 공급했다.
이러한 잠재력에 힘입어 LG화학도 동남아시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빈패스트와 손잡고 전기스쿠터와 전기자동차, 전기버스 등 여러 이동수단의 전동화를 단계적으로 이뤄 나가겠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은 이러한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보조금정책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도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