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8-14 12: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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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2017년 영국에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비공개 리콜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함 은폐와 늑장 리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13일 KBS 보도에 따르면 BMW가 한국에서 차량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부품을 2017년 3월 영국에서 BMW 차량 소유주들에게 교체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 BMW 엠블럼.
지난해 6월 영국 BMW 차량 소유주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게시판에 "서비스센터에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며 비공개 리콜(silent recall)이 아니냐고 묻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가 소유한 모델은 2016년 8월에 제작된 520d로 한국 리콜 대상에 포함된 모델이다.
이 글에 다른 소유주가 3개월 전에 이미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를 교체했다는 댓글을 쓰는 등 최소한 3명 이상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를 교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는 “영국에서 리콜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BMW는 한국에서 잇단 차량 화재사고와 관련해 7월 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2018년 6월에야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결함으로 화재가 났다는 걸 알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6년 11월에 이미 한국에서 잇따른 화재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지만 1년7개월이나 흘러서야 원인을 특정했다는 점 등 때문에 결함 은폐와 늑장 리콜 의혹이 제기됐다.
BMW는 과거 환경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쓴 내용과 최근 화재 원인을 설명한 내용이 유사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보라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BMW는 2017년 3월에 535d 등 디젤차량 2412대의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에 문제가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환경부에 냈다.
BMW는 당시 보고서에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냉각기 내부 배출가스 관로 막힘이 문제로 추정된다”고 썼고 2017년 10월 추가 보고서를 내면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냉각기 안에 차가운 냉각수가 배출가스관으로 누수돼 냉각기 표면에 발생한 그을음으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 냉각기의 관로 막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BMW코리아는 환경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놓고 “당시에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의 냉각기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