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지난해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에서 엇갈린 실적을 냈다.
건설부문은 수익성을 현저하게 개선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으나 상사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었다.
삼성물산이 건설부문과 상사부문을 분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상사부문이 체질개선을 통해 지속 성장을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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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신 삼성물산 사장 |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해 매출 13조5720억 원, 영업이익 860억 원으로 2013년 대비 각각 9.5%, 3.5% 줄었다.
특히 지난해까지 매출이 건설부문보다 많았는데 이번에 건설부문보다 오히려 뒤졌다. 주력사업인 화학사업의 일부 품목을 정리하면서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상사부문 영업이익은 130억 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44.5%로 크게 감소해 수익성 악화의 우려를 낳았다.
삼성물산 상사부문 관계자는 “매출감소와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 모태기업 삼성물산, 올해 지배구조 개편에 포함될까
종합무역상사인 삼성물산은 1995년 삼성건설을 합병했다. 당시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해외 네트워크와 자금력이 건설부문을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합병 뒤 20년이 지나 삼성물산의 중심축은 건설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이다. 이병철 창업주가 1938년 세운 삼성상회가 전신이다. 삼성상회에서 출발한 모태기업 3곳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시점이 다가오면서 삼성물산은 더욱 주목받는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순환출자를 정리하고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정작 삼성물산의 뿌리인 상사부문이 문제다.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상사부문을 분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건설부문은 이 부회장이, 상사부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승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부문과 상사부문 실적에 따로따로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단 외형적 성장에서 건설부문은 상사부문보다 압도적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은 2011년 7조3천억 원에서 지난해 14조9천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상사부문 매출은 14조2천억 원에서 13조6천억 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매출도 건설부문이 상사부문을 앞질렀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더 크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삼성물산 상사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7%에 그쳤다. 2011년 23.78%를 차지했던 것의 절반 수준이다.
◆ 상사부문 체질개선, 독자생존 노리나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매출에서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했지만 수익성은 약했던 화학사업부보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프로젝트사업부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건설부문과 함께 EPC(설계·조달·시공) 총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사업부는 시설 완공 뒤 운영·관리를 총괄해 수익을 올린다. 삼성물산은 캐나다 온타리오 풍력발전소, 칠레 켈라 가스화력복합발전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올해 1단계 운영을 시작하는 캐나다 온타리오 풍력발전소에서 연간 700억 원 이상 영업외 이익을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상사부문은 프로젝트사업부가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온타리오 풍력 운영이익 증가로 안정적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학사업부와 철강사업부는 사업부 개편에 나섰다. 삼성물산의 2015년 구조개편안에 따르면 화학사업부에 합성수지와 정밀소재 파트가 신설돼 신규사업을 개발하기로 했다. 철강사업부는 지역별 영역조직이 기존 2개 파트에서 3개 파트로 세분화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종합상사는 매출보다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온타리오 발전소 등 영업외 수익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