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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하반기 실적전망 밝아져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8-08-07 15: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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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하반기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정제마진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4사, 미국의 이란 제재로 하반기 실적전망 밝아져
▲ (왼쪽부터)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7일 미국이 이란 제재를 다시 시작하면서 하반기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은 11월5일 발효되는 2차 제재의 대상이지만 1차 제재만으로 국제 원유시장은 반응을 보였다. 제재 시작을 하루 앞둔 6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0.75% 오른 배럴당 69.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제재로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100만 배럴 넘게 줄어들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암리타 센 에너지애스펙츠 석유 애널리스트는 미국 CNBC 방송을 통해 “국제유가는 올해 4분기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 배럴당 9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는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본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3~5월의 국제유가 오름세 덕분에 올해 2분기에 낮은 정제마진에도 불구하고 재고평가이익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각각 103.2%, 243.3%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종 가격 할인으로 정제마진이 하반기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정유사의 실적 개선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정유사업부문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표로 정유제품의 판매가격에서 원유 도입가격, 수송비, 운용비 등 정제 과정에서 쓰이는 비용을 뺀 값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6일 아시아지역으로 판매하는 원유의 9월 공식판매가격(OSP) 프리미엄을 전달보다 0.7달러 낮춘 배럴당 1.2달러로 결정했다. 지난달에 배럴당 0.2달러 낮춘데 이어 두 달 연속으로 공식 판매가격 프리미엄을 낮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두바이유와 오만산 원유 등 대표적 유종 가격에 할인을 하거나 할증을 붙여(프리미엄) 판매 지역별로 구체적 계약가격인 공식 판매가격을 결정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 판매가격 프리미엄 인하는 국내 정유사의 원유 도입가격의 하락을 뜻한다”며 “원유 도입가격의 하락은 넓은 의미의 정제마진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랜 앙숙인 이란이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을 동안 세계 원유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하기 때문에 한동안 공식 판매가격을 높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제품의 판매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국내 정유사에 호재다. 8월 첫째 주 보통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14.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갱신했다.

현재 정유제품의 가격에는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지 않는 한 정유사의 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드라이빙 시즌에 진입하면서 휘발유의 마진이 늘고 4분기는 등유, 경유의 마진이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중국 정부가 세금 징수를 강화하면서 소규모 민간 정유회사(티팟회사)의 수익성이 나빠져 가동률이 낮추고 있기 때문에 정유제품의 빠듯한 공급 상황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제시설 가동률 하락도 국내 정유사의 하반기 실적 상승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7월 말 미국의 정제시설 가동률은 지난해 평균 수준인 93.8%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서부텍사스산 원유의 가격이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싸지면서 미국 정유사가 가동률을 높여 세계적으로 저렴한 정제유의 공급이 늘어난 것이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을 낮추는 주된 요인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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