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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6'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애플이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다시 썼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아이폰6’ 시리즈의 판매실적이 돋보였다. 특히 대화면 아이폰에 대한 중국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최대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6을 통해 잡스의 철학을 포기한 ‘팀 쿡의 선택’이 옳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다만 아이패드사업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기업용 모바일시장에서 얼마나 빨리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을 이어가는 데 열쇠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분기 최대실적 새로 쓴 애플
애플은 2015 회계연도 1분기(2014년 10~12월) 매출 746억 달러, 순이익 180억 달러, 주당 순이익 3.06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총이익률은 39.9%로 집계됐다.
매출과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와 38%씩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으로 당초 매출 675억 달러에 순이익 153억 달러를 예상했던 월가 전망치를 훌쩍 넘기는 ‘깜짝실적’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놀라운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애플 고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사상 최고치로 늘었다”고 말했다.
팀 쿡 CEO는 “우리 팀이 이러한 결과를 내기 위해 한 노력은 경이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국에서 매출 성장세가 눈부셨다. 중국 매출은 사상최대인 161억4천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70%나 증가했다.
팀 쿡 CEO는 “1분기 중국 매출은 지난 5년 동안 중국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며 “중국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 CEO는 이달 중국에 2곳의 소매점을 추가로 열어 중국내 소매점을 총 20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중국에 소매점을 40곳 더 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주지역이 1년 전보다 23% 늘어난 305억7천 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판매지역이란 자리를 지켰다. 유럽은 172억1천만 달러였고 일본이 54억9천만 달러, 아시아태평양이 52억3천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애플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이날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장중 3.5%(3.96달러) 내린 109.14달러에 장을 마쳤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5.74%(6.26달러) 오른 115.40에 거래됐다.
◆ 아이폰 판매량 역대 최대, 삼성전자 바짝 추격
이날 실적 발표의 주인공은 아이폰이었다. 애플은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7450만 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46%나 증가한 역대 최대 분기판매실적이다. 시장 예상치였던 6490만 대를 약 1천만 대 가까이 뛰어넘은 것이다. KGI증권이 제시했던 최대 추정치 7300만 대보다 150만 대 더 많다.
아이폰 매출은 511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애플 전체 매출의 68.8%나 된다.
팀 쿡 CEO는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 수요는 충격적 수준이고 판매량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라며 “아이폰6 시리즈는 역대 가장 성공작이었다”고 말했다.
아이폰6은 지난해 9월 출시 된 이후 많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작보다 화면이 대폭 커지면서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다룰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는 ‘잡스 정신’을 버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 손으로 쉽게 휠 수 있다는 ‘벤드게이트’ 논란을 겪었다.
하지만 아이폰6 시리즈가 품귀현상을 겪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이번에 엄청난 판매실적이 공개되면서 이러한 논란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애플이 기록적인 아이폰 판매실적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삼성전자는 29일 지난해 10~12월 실적을 발표하는데 경영 실적뿐 아니라 판매량도 애플에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이 기간 7500만~78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았을 것으로 점친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부터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데 최근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애플과 판매량 격차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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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 내 '타운홀' 강당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아이패드 에어2'를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
◆ 팀 쿡, “아이패드사업, 길게 보고 갈 것”
애플은 아이폰으로 웃었지만 아이패드 판매부진이라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
1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2140만 대로 1년 전보다 18%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2210만 대에 못 미치는 판매실적이다. 아이패드 매출은 89억9천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2% 줄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패드에어2’와 ‘아이패드미니3’ 등 새로운 태블릿PC를 내놨지만 신제품 출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팀 쿡 CEO는 “아이패드의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아이폰보다 길기 때문에 판매가 부진했을 것”이라며 “아이폰 크기가 커지고 새로운 맥 컴퓨터가 나오면서 아이패드 수요를 일부 잠식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태블릿PC 시장은 ‘화이트 박스’로 불리는 중국산 저가 태블릿PC 출하가 급증하면서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2억3300만 대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8%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더 이상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팀 쿡 CEO도 아이패드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인정했다.
팀 쿡 CEO는 “우리는 아이패드에 대해 장기적으로 여전히 매우 낙관하고 있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실적이 좋지 않고 다음 분기나 그 다음 분기 곧바로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팀 쿡 CEO는 아이패드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용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IBM과 손잡고 애플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팀 쿡 CEO는 “IBM과 협업해 만들고 있는 기업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번 분기 안에 12개가 더 나올 것”이라며 “이로써 기업용 앱은 모두 22개로 늘어나며 올해 안에 1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