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바이오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육성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사촌 형인 SK
최태원 회장 역시 바이오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분야가 겹치지 않는 백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케미칼은 7월2일 백신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최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다.
SK케미칼은 바이오사업의 핵심이었던 백신사업부를 분사해 별도의 회사로 만듦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고 외부 투자를 유치해 세계시장 진출을 꾀한다.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 부회장은 2006년부터 SK케미칼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부터 백신사업에 힘을 쏟았다. SK케미칼은 전신이 선경합섬으로 섬유 사업이 주력이었다.
SK케미칼의 백신 개발에 4천 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이런 지속적 투자는 10년쯤 지나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K케미칼은 2017년 12월에 세계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를 개발했다. 대상포진 백신시장은 세계적 제약회사 MSD가 독점하고 있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조스터를 개발도상국에 출시하는 등 공급을 늘려 대상포진 백신시장에서 점유율을 50%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했다. 1회 접종으로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B형 독감 바이러스 두 가지 등 모두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누적 판매량이 1400만 도즈(1회 접종량)를 돌파했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심사(PQ) 인증을 통한 국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심사는 4조 원 규모의 저개발국가 필수의약품 조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스카이조스터, 스카이셀플루4가 등은 세계 최초이거나 개발 순서가 2~4번째 안에 들만큼 희소성이 높아 품질만 보장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분사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경쟁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노피파스퇴르에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기술 등을 이전해 줄 정도다. 사노피파스퇴르는 세계적 백신회사로 11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
SK케미칼이 올해 2월 사노피파스퇴르에 이전해 준 인플루엔자 백신 기술의 계약 규모는 1억5천만 달러가 넘는다. 국내 기업의 백신 기술 수출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2020년까지 자궁경부암 백신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자궁경부암 백신의 임상 1,2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현재 세계적으로 MSD의 '가다실'과 GSK의 '서바릭스' 2가지 밖에 없다.
SK디스커버리는 새로 백신사업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바이오사업 회사로 SK플라즈마를 거느리고 있다.
SK플라즈마는 혈액제회사로 2015년에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혈액제사업 역시 백신사업과 마찬가지로
최태원 회장이 주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업과는 영역이 다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