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애플과 음원 서비스에서 협력을 강화하면서 국내 음원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아이폰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도 애플뮤직을 5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뮤직은 4천만 곡 이상의 음원을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점유율 2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다. 애플은 전 세계 7개 통신사와 음원서비스 협업을 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통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유일한 협력 회사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애플뮤직을 통해 음원사업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애플뮤직의 존재감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미미하다. 2016년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3대 기획사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했으나 국내 음원업체에 밀려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와의 협업으로 애플뮤직은 가입자 확보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네트워크를 빌려주고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이동통신 가입자들을 애플뮤직 가입자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애플뮤직 가입자 증가는 LG유플러스에도 유익하다. 애플뮤직의 가입자가 늘어나면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차별화된 음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애플뮤직 무료체험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지니뮤직 뿐만 아니라 애플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음원 확보를 위해 KT와도 협력하고 있다.
음원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LG유플러스는 2017년 3월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에 267억 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취득함으로써 2대주주가 됐다. 지니뮤직은 현재 가입자 250만 명으로 국내 음원업계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당시 “음원은 중요한 콘텐츠인데 기존에 CJ음원(엠넷닷컴)을 썼지만 지분이 없어 불안했다”며 “이번 투자로 안정적 음원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음원사업에서 보이고 있는 행보는 직접 음원사업을 하고 있는 KT, 음원사업 진출을 선언한 SK텔레콤과 다르다. 외부업체와 협력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인데 이는 직접 음원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스피커에서도 외부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직접 출시한 SK텔레콤,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인공지능 서비스 가입자는 5월 기준 2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과 KT과 비교해 1년 이상 늦게 인공지능사업에 진출했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한 네이버와 손잡으며 약점을 극복한 것이다.
음원사업에서도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를 늘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이나 KT를 따라잡으려면 콘텐츠 경쟁력에서 앞서 나가야 한다”며 “LG유플러스는 앞으로도 음원 등 독자적 서비스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분야에서는 제휴업체를 더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