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기업 간 거래(B2B)사업에서 5G 시대의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다.
기존 가입자 기반의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데이터를 활용한 B2B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B2B와 관련된 서비스를 맨 처음 선보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5G가 연결된 초고화질(UHD)급 CCTV를 활용해 공장의 상세한 작업공정을 모니터링 하거나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유해가스, 온도 등을 측정하는 서비스를 기업에 제공하는 것이다.
KT는 올해 안에 제조업에서 활용이 가능한 5G 서비스를 시범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인공지능(AI)사업도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에서 B2B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올해 안에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기가지니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거나 시동, 히터, 에어컨을 제어하는 것이다.
6월에는 인공지능으로 호텔 서비스를 대체하는 ‘AI 컨시어지’ 서비스도 출시한다. 고객들은 호텔 안에 설치된 기가지니를 통해 호텔 안내나 객실 서비스를 받고 객실 내의 기기들을 음성명령으로 조작할 수 있다.
KT가 이처럼 B2B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5G 상용화 초기에는 B2B시장이 먼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은 3월 기자간담회에서 “5G 서비스는 B2B에서 먼저 나온 뒤 요금제가 구체화되고 제조사에서 5G 단말기를 출시하면 B2C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기업 고객을 먼저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B2B사업은 KT 등 통신사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KT는 기존 가입자 기반의 사업만으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 4월 기준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6361만 명으로 전체 인구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더 이상 가입자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 상향되는 등 통신비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KT는 통신비 인하의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2017년 1분기보다 4.8% 줄었고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KT는 B2B사업을 확대해 안정적 수익원을 얻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과 거래를 하면 큰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훨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T가 B2B 수익모델을 발굴해 안정적 수익을 낸다면 이를 B2C 서비스의 경쟁력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이미 B2B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통신사인 소프트뱅크는 2015년 인공지능 로봇 ‘페퍼’를 개발해 B2B 중심 로봇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통신사 AT&T는 커넥티드카 솔루션 개발해 전 세계 17개 차량제조사에 공급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TE가 도입됐을 때는 대부분 B2C 서비스들만 출시됐지만 5G는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LTE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5G가 상용화되면 B2B에서도 통신사에게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