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는 그동안 전혀 다른 사업을 해온 만큼 시너지가 불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구체적 그림이 드러나면서 불안감도 조금씩 걷히고 있다.
▲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왼쪽)와 김성수 CJE&M 대표이사.
5일 CJE&M에 따르면 CJE&M은 최근 7월1일 출범하는 CJENM의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미디어 커머스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CJENM은 CJE&M과 CJ오쇼핑의 합병법인이다. 미디어 커머스는 콘텐츠와 전자상거래를 합친 것으로 콘텐츠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뜻한다.
CJE&M은 최근 베트남에 비디오 커머스를 제작하기 위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문 스튜디오를 세운다고 발표했다.
7월에 맞춰 완공되는 DADA스튜디오 베트남은 아시아를 거점으로 하는 비디오커머스(V커머스) 스튜디오다. 한 달 동안 최대 1천 편에 이르는 비디오커머스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이번 스튜디오 설립으로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그동안 CJ오쇼핑과 CJE&M은 DADA스튜디오와 다이아TV 등을 통해 모두 1억8천만 명에 이르는 구독자를 확보하는 등 콘텐츠 역량을 키웠다”고 말했다.
CJENM이 미디어 커머스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CJE&M과 CJ오쇼핑의 합병법인은 기획부터 제작, 홍보, 판매 등 모든 영역에서 미디어와 커머스를 결합할 수 있는 기회”라며 “합병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CJE&M은 2021년까지 합병 시너지를 통해 추가 매출로만 1조4천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7년 한 해 동안 CJE&M이 벌어들인 총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CJE&M은 지난해 매출 1조7501억 원, 영업이익 632억 원을 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은 매출 2조2600억 원과 영업이익 2245억 원을 거뒀다.
두 회사는 CJE&M 프로그램에서 제품을 알린 뒤 CJ오쇼핑에서 판매하는 전략으로 여러 차례 성과를 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용 가방이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CJ오쇼핑은 지난해 8월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용 가방의 기획단계부터 커머스팀과 함께 수요예측을 했다. CJE&M의 tvN 채널 ‘삼시세끼’와 ‘둥지탈출’ 등 프로그램에 이 제품을 선보이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제품 문의가 급증하고 판매량이 늘었다. CJ오쇼핑은 2017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용 가방으로 올해의 모바일 홈쇼핑 대상을 거머쥐었다.
2014년 가방 전문 브랜드 ‘드페이블랙’의 가방은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씨가 들고 나오면서 CJ오쇼핑 채널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3차례 방송을 통해 모두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 3월 방송된 CJ오쇼핑의 홈쇼핑 방송 '코빅마켓'.
반대로 CJ오쇼핑 채널에서 예능이나 쇼처럼 기획하는 콘셉트 방송인 ‘쇼퍼테인먼트’에 따른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CJ오쇼핑은 3월 코미디빅리그 출연진이 상품 판매 방송을 진행한 코빅마켓으로 하루 매출 10억 원을 냈다. 평소 같은 시간대보다 시청률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에도 인기 아티스트 슈퍼주니어가 CJ홈쇼핑 채널에 출연하자 시청률이 평소보다 6배 가량 뛰었다. CJ오쇼핑은 롱패딩으로만 매출 21억 원을 벌어들였다.
합병을 발표한 뒤 맥을 못추던 두 회사의 주가도 최근 들어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하고 있다.
5일 CJE&M은 1.22%(1100원) 오른 9만1200원, CJ오쇼핑은 전날보다 2.07%(4600원) 상승한 22만64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의 주가는 1월17일 합병을 발표한 뒤 급락했다.
CJE&M 주가는 1월18일 10만11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거의 한 달 만인 2월13일 8만3천 원까지 18% 가까이 내렸다. CJ오쇼핑 주가도 1월17일 23만7500원이었는데 합병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2월14일 20만3천 원까지 14% 이상 빠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