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아울렛 확장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게 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경쟁사보다 뒤늦게 아울렛 출점에 뛰어들어 의욕적으로 점포를 늘리려고 한다. 그런데 국회에서 아울렛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어 현대백화점그룹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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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법안검토를 곧 시작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15일 전통시장의 경계로부터 1km 이내인 전통상업보존구역 범위를 2km 이내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냈다.
이 개정안은 아울렛이 전통시장 상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출점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아울렛이 전통상업보존구역에 들어서려 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이 등록을 제한할 수 있다. 영업을 이미 시작한 아울렛이 면적을 10% 이상 늘릴 때도 제한을 받는다.
이 개정안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우 아울렛을 아예 출점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에만 전통시장이 211곳 있는데 서울에 반경 2km 내에 전통시장이 없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통업계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이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아울렛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탓에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하게 점포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에만 수도권에 아울렛 점포 3개를 출점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월 경기 김포에, 오는 8월 판교 복합쇼핑몰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연다. 올해 하반기에 송파구 장지동에 해외 명품 브랜드 재고상품을 파는 프리미엄아울렛을 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이 이렇게 아울렛을 확장하려는 이유는 백화점의 연간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처럼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향후 실적에 대한 고민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울렛은 갈수록 소비자의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아울렛 시장규모는 12조7천억 원으로 예상돼 지난해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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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롯데백화점은 이미 지난해 아울렛 매장을 확장해 시장을 선점해 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출점한 아울렛을 지역에 안착시키는 데 주력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광명 구리 고양 등 경기도에만 3곳의 아울렛을 열었다. 올해 경기 광교에 아울렛 매장 개장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울렛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2012년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었다”며 “2013년 1조5천억 원의 매출을 거뒀고 지난해 매출은 2조3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아울렛 출점제한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형마트 규제 이전인 2011년 22조1천억 원에 이르렀던 전통시장 매출 규모는 규제시행 첫해인 2012년 21조1천억 원으로 줄었다. 반면 대형마트의 강제 휴무로 판매기회가 줄어들면서 입점업체는 연간 6천억 원, 중소납품업체는 3조1천억 원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