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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왼쪽)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된 것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것으로 해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뜻을 수용하지 않고 ‘반란’을 일으킬 경우다.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하면 롯데그룹은 심각한 경영권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분 확보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한국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을 맡는 구조로 운영됐다.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는 외형에서 큰 차이가 난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롯데는 매출이 83조 원에 이르지만 일본롯데는 6조 원에 약간 못미친다.
롯데그룹의 소유구조는 일본롯데에서 한국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다.
한국롯데의 경우 호텔롯데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한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19.1%를 보유해 사실상 지배한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이 20% 안팎으로 신동빈 회장보다 약간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롯데홀딩스 위에 광윤사라는 회사가 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데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완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한국롯데의 주요 계열사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지분 격차는 크지 않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은 13.46%,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13.45%로 차이는 0.01%에 불과하다.
또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 5.34% 신동주 전 부회장 3.92%, 롯데칠성은 신동빈 회장 5.71%, 신동주 전 부회장 2.83%, 롯데푸드는 신동빈 회장 1.96%, 신동주 전 부회장 1.96%, 롯데상사는 신동빈 회장 8.4%, 신동주 전 부회장 8.03%, 롯데건설은 신동빈 회장 0.59%, 신동주 전 부회장 0.37%으로 형제간 지분격차가 매우 적다.
이 때문에 만약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해임에 대해 반기를 들고 경영권 다툼을 벌일 경우 롯데그룹은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이나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이 두 형제 가운데 한쪽 편을 들 경우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은 한치 앞을 점치기 어려운 소용돌이에 빠져들 수 있다.
롯데그룹이 이런 사태까지 갈지 미지수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섣불리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기를 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의 경영에 만족하지 않고 롯데제과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을 늘려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런 행보에 한국롯데 신동빈 회장, 일본롯데 신동주 전 부회장의 구도를 깨뜨려는 의도로 보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전에 경영권 분쟁의 싹을 잘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그만큼 장남으로 롯데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물려받는 데 의욕을 드러내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점을 들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반기를 들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