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대부분이 근본적 치료를 할 수 없는 중병에 걸렸을 때 연명 치료를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 동거를 바람직하게 보는 인식은 100명 가운데 15명 수준으로 9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 탑골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1만299명의 91.8%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2월부터 도입된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말기 환자나 그 가족이 동의하면 심폐소생술 시행, 인공호흡기 부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의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다.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15.2%로 9년 전보다 17.3%포인트 급감했다.
전체 응답자의 72%는 자녀와 떨어져 살았다. 노인부부가구는 48.4%, 독거가구는 23.6%였다.
독거노인 가운데 ‘생활상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44.5%로 2008년보다 31.8%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독거노인 가운데 85세 이상 노인과 저소득 노인들은 80% 정도가 ‘생활상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대답했다. ‘아플 때’(19%), ‘경제적 불안감’(17.3%), ‘심리적 불안감 및 외로움’(10.3%) 등이 어려움으로 꼽혔다.
노인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살펴보면 ‘가까운 친인척이 있다’는 46.2%, ‘친한 친구나 이웃이 있다’는 비율은 57.1%, ‘주 1회 이상 자녀와 왕래한다’는 비율은 38%였다. 9년 전과 비교해 각각 10%포인트, 15.5%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노인들의 연평균 소득은 1176만 원이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434만7천 원(36.9%)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이 258만4천 원으로 뒤를 이었다. 근로소득은 156만2천 원(13.3%), 사업소득은 160만4천 원(13.6%)이었다.
응답자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은 30.9%에 그쳤다. 대부분 단순노무직(40.1%)와 농림어업(32.9%) 등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 수준을 보면 학교를 다닌 적 없는 비율은 6.6%, 중학교 이상 졸업한 비율은 41.7%였다. 9년 전과 비교해 학교를 다닌 적 없는 비율은 8.7%포인트 줄어들었고 중학교 이상자 비율은 18%포인트 늘었다.
복수응답을 허용해 여가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TV시청(99.3%)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산책(27.5%), 스포츠 참여(16.6%), 화초 텃밭 가꾸기(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11월 전국 1만299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가구형태 및 가족관계, 소득·건강·기능상태, 생활환경 및 가치관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