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거래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힘쓰고 있다.
권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회원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거나 증권사 임직원들의 자기매매 시스템에 적용하는 모범 기준을 개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모두 정리되면 한꺼번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 사태 이후 증권사 16곳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을 1차로 점검했고 현재 모든 증권사의 매매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도 금감원의 검증에 조사인력을 보내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권 회장은 “삼성증권 사태에 금융투자협회도 무게를 느끼고 책임감 있게 대응해 왔다”며 “증권업의 신뢰를 위해 공적 기관에서 객관성을 검증받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삼성증권 사태와 관련된 사항들을 계속 협의하면서 기관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권 회장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금융(IB)회사의 발행어음 사업에 필요한 단기금융업 인가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놓고 신속한 인가를 정부에 재차 촉구했다.
그는 “발행어음에서 나온 자금이 전부 신성장이나 기업대출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지만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점에서 필요하다는 뜻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 금융투자회사들이 2017년 자본시장을 통해 스타트업 등에 20조 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정책에 자본시장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기업 신용공여를 확대하고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금융투자회사의 노력이 연계돼야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공급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판 ‘잡스법’의 제정을 정부에 건의할 뜻을 보였다. 잡스법은 미국에서 2013년부터 시행된 법안으로 신생회사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으고 이 회사의 기업공개(IPO) 절차도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레버리지비율이 1100%를 넘어선 증권사에 경영 개선 권고를 하는 ‘레버리지 규제’, 증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지표에 따라 중소형 증권회사에 적용되는 규제 등을 보완하는 방안도 건의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금융투자회사들의 해외점포 수는 111개로 은행(185개)과 보험(85개)의 중간 수준이지만 현지법인 수는 83개로 은행(52곳)과 보험(32곳)을 앞서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해외진출 내용도 이전에는 해외지점 형태로 한국 고객의 해외법인 영업에 따른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위주였다면 지금은 현지 사업이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