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지스틱스가 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지원을 받아 CJ대한통운을 추격할 수 있을까?
현대로지스틱스가 앞으로 롯데쇼핑의 물류물량을 담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홈쇼핑과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까지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의 물량을 받는다면 업계 1위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완전히 인수해 롯데그룹의 물류회사인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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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현대로지스틱스의 대주주는 ‘이지스1호’다. 이지스1호는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와 롯데쇼핑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이지스1호의 지분은 오릭스가 35%, 롯데쇼핑이 35%, 현대상선이 30%씩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물류 규모는 5조~6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롯데로지스틱스가 2조~3조 원 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나머지 3조 원 이상을 현대로지스틱스가 맡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현대로지스틱스는 1조346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만약 3조 원 규모의 롯데그룹 물류가 더해지면 현대로지스틱스의 매출은 4조 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국내 1위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 3조7950억 원보다 많다.
현대로지스틱스가 대주주 가운데 하나인 현대상선으로부터 일감을 집중적으로 지원받으며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1조283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9% 증가했다. 2013년에도 매출 1조3466억 원으로 2012년보다 56.6%나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롯데그룹 물류 물량이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많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택배시장 구조상 단기간에 롯데그룹 물량이 현대로지스틱스로 이전되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택배회사와 기업의 계약기간은 1~2년이지만 주 택배회사를 바꾸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롯데그룹도 현대로지스틱스에 대해 단순 투자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영권은 오릭스가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오릭스의 가진 지분율은 같지만 오릭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롯데쇼핑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미 이병연 롯데그룹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과 이진성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장을 현대로지스틱스 이사로, 박현철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팀장을 감사로 보냈다. 현대로지스틱스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롯데그룹이 택배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얘기는 꾸준히 나돌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옴니채널을 강조하며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점 역시 롯데그룹이 앞으로 택배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롯데그룹이 택배사업 진출을 부인하는 이유에 대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부담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